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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사람들]생산에서 판매까지 총괄 ‘울산쌀 산증인’

울산지역농협연합 미곡종합처리장 - 이상조 분사장
지역 쌀 70~80% 처리하는 ‘쌀공장’ 16년 외길
타 지역에서 ‘울산 쌀’ 사러올때 가장 큰 보람

2011-06-06     차형석 기자
▲ 울산지역 농협연합 미곡종합처리사업장 이상조 분사장. 김경우기자
흔히 RPC(Rice Processing Complex)라고 불리는 미곡종합처리장은 농민이 수확한 쌀을 건조에서부터 저장, 도정, 검사, 판매에 이르기까지 쌀을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일련의 제반과정을 모두 처리하는 곳이다. 한 마디로 ‘쌀공장’인 셈이다. 이 ‘쌀공장’을 설립당시부터 16년간 한결같이 지켜온 이가 있다.

울산지역농협연합 미곡종합처리장 이상조(61) 분사장은 지난 96년 9월 개장한 울산미곡종합처리장의 산증인이다. 개장되기 1년 전인 기공식 때부터 관여한 것을 포함하면 햇수로 17년째 이 곳에서 몸담고 있다.

울산미곡종합처리장은 두동·두서면(두북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을 제외한 나머지 울산의 전역에서 생산되는 쌀을 처리하고 있다. 울산에서 수확되는 쌀의 70~80% 가량이 이 곳에서 처리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분사장은 이 미곡종합처리장의 수장으로 울산지역의 쌀 생산 및 판매를 총 지휘하고 있다.

그의 일과는 아침 8시에 출근해 전날 쌀 생산 및 재고량 등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어 그는 운동삼아 공장 전체를 구석구석 돌며 시설이나 기계에 문제가 없는 지, 저장은 잘 되어 있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이제는 대충 눈대중으로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 정도. 오후에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지역의 각 농협을 순시한다. 이를 통해 울산미곡종합처리장에서 생산된 각종 브랜드 쌀이 잘 팔리고 있는 지 등을 살핀다.

울산미곡종합처리장은 그를 포함해 총 7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무직 2명과 배달직 1명을 제외하면 공장에서는 3명이 일하고 있다. 몇 년전 구조조정으로 인원이 줄었다. 이 3명이서 하루 평균 40t(20㎏짜리 2000포)의 백미를 가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6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 공장일을 놓지 않고 있다. 또 2~3t 가량의 소형물량은 직접 트럭을 몰고 경남 진해나 통영까지 배달을 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각종 직거래장터나 명절때 지역의 쌀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중의 하나다.

그가 하루 24시간 늘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이 곳에서 생산되는 지역 쌀이 울산 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사랑받고 잘 팔릴까 하는 것. 이 분사장은 “농소지역의 대표 브랜드쌀인 ‘복조리찰메쌀’ 같은 경우는 파종할 때부터 일반벼와 찰벼 종자를 80대 20 비율로 섞어 키운 쌀로 맛이나 영양면에서 우수하나 시장에서는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대로 멀리 타 지역에서 일부로 쌀을 사러 오는 경우에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에게는 이 보다 더 큰 고민이 있다. 그도 이제 내년 1월이면 정든 이 곳을 떠나야 하는데 그를 이어갈 후임자를 찾는 것. 그는 “기능직 시절을 포함하면 38년간 농협에 몸담아 왔는데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있는 동안 제가 알고 터득한 모든 지식과 노하우를 후배에게 전수해주고 싶다”고 약속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