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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인 영화, 낚인 영화]미친듯이 달리고 터지고 웃기고…

‘퀵’

2011-08-03     이재명 기자
도심속 목숨 건 질주 스릴 넘쳐
연신 웃음과 감탄·환호 끌어내

감독: 조범구
장르: 액션
출연: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등

달리고 터지고 부수고 웃기고…. 여름의 한 가운데서 이런 영화 한편 보면 시원하겠다고 생각한다면 ‘퀵’을 추천하고 싶다.

그렇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나 감동은 기대하지 마시라. 그냥 아무 개념없이 보고 극장을 나올 때는 잊어버리겠다고 생각하라.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국내 블록버스터 ‘퀵’은 개봉 13일만에 관객 150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날 개봉한 ‘고지전’을 바짝 따라붙고 있다.

광복절날, 도심 대로에서 폭주족들의 질주가 시작된다.

그 행렬의 맨 앞에는 이민기가 속칭 ‘깔따구’를 태운채 달리고 있고, 그 뒤로 이민기를 사랑하는 강예원이 눈물로 범벅이 된 아이새도우를 얼굴에 흘려내린 채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 온다.

또 그 뒤에는 강예원을 짝사랑하는 김인권이 강예원의 극중 본명을 외치며 따라붙고 있다. ‘춘심아~’

그리고 6년 후 이민기는 퀵서비스맨이 돼 있고, 강예원은 ‘아롬’이라는 이름의 아이돌 가수가 돼 있다.

그리고 김인권은 찌질이 경찰로 변신해 있다.

‘퀵’은 30분 안에 폭탄을 배달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퀵서비스맨 ‘기수(이민기)’와 생방송 시간에 쫓겨 기수의 퀵서비스 오토바이에 올라탄 아이돌 가수 ‘아롬(강예원)’, 아롬을 사랑하는 교통경찰 ‘명식(김인권)’,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폭탄테러 사건의 용의자를 쫓는 ‘서형사’(고창석)가 좌충우돌하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다.

도심을 시속 300km로 질주하는 오토바이와 폭탄의 폭발음이 시종일관 심장을 쿵쿵 울린다. 터널 속에서 오토바이를 탄 채 360도 회전하는 묘기나, 건물과 건물 사이로 오토바이를 탄 채 날아가는 묘기는 시원한 청량제 같다. 거기다 웃음 수류탄이 곳곳에서 펑펑 터진다.

그러나 군데 군데 어색한 부분이 노출돼 쓴웃음을 짓게 한다.

우선 주연인 이민기의 연기가 어색하다.

특히 고창석의 자연스런 사투리와 대조되면서 연기의 억지성이 두드러져 ‘저게 아닌데…’라는 반응을 자아낸다. 스토리도 부실하고, 억지로 웃음을 이끌어 내려는 장면들도 눈에 띈다.

극장을 나온 뒤에도 스토리가 잊히지 않는 영화가 ‘고지전’이라면 극장을 나온 뒤 폭탄과 오토바이 소리만 남는 영화가 ‘퀵’이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