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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인영화, 낚인영화]바닷속 괴물과의 피 비린내 나는 사투

‘7광구’
빈약한 줄거리 몰입 방해...감동도 여운도 없는 결말

2011-08-10     홍영진 기자
감독: 김지훈
장르: SF·액션
출연: 하지원, 안성기, 오지호 등

바닷속 괴물과의 피 비린내 나는 사투를 기대한다면 이 영화 ‘강추’다. 하지만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 것이 좋겠다. 3G로 화려한 옷을 덧입은 괴물과의 한 판 승부만 있을 뿐 스토리가 빈약하다. 그러니 감동이나 여운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두 시간 가까이 3G 안경을 끼고 스크린을 보았지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괴물과 여배우와의 쫓고 쫓기는 액션씬만 떠오를 뿐 딱히 줄거리를 들려주기가 힘든다.

제주도 남단,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 호. 산유국 꿈에 부푼 대원들의 예상과는 달리 시추 작업은 번번히 실패로 끝나고, 결국 본부로부터 철수 명령을 받는다. 본부에서는 철수작업을 책임 질 베테랑 캡틴 정만(안성기)을 투입한다.

하지만 해저장비 매니저 해준(하지원)은 오랜 시간 공들인 7광구에 석유가 있다고 확신, 작업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정만의 중재로 3개월 여의 작업 기간을 더 확보한 해준과 잔류 대원들은 석유를 찾기위해 총력을 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추선 해양생물 연구원(차예련)과 의사(이한위) 등이 차례로 죽게되며 이클립스 호에 이상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느닷없이 등장하는 괴물은 유전자 변이로 만들어진 심해 생명체다. 스스로 연소하는 생명체가 인간의 화학실험으로 괴물이 됐다는 설정만 있을 뿐 영화는 그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개연성이 부족한 시나리오(혹은 편집)는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몰입을 방해한다.

영화 말미, 영화의 배경이 된 실제 ‘7광구’에 대한 해설이 오히려 더 뇌리 속에 남는다. 제주도 남쪽과 규슈 서쪽 사이 해역의 대륙붕으로 석유와 가스 매장량이 흑해 유전과 맞먹는 72억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지난 1974년 한일공동개발구역으로 설정 돼 양국이 공동으로 석유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지난 2004년 이후 일본측의 사업중단으로 사실상 버려진 곳이 됐다. 공동개발구역이라는 한계에 묶여 독자개발도 안되는 그 곳. 협정이 만료되는 오는 2028년이면 지금의 ‘독도’처럼 ‘한일간 영토분쟁’의 씨앗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