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身言書判 - 신언서판 : 몸 身, 말씀 言, 글 書, 판단할 判

인물 선택의 네가지 표준, 즉 신수·말씨·문필·판단력.

2012-03-04     이재명 기자
▲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
수신(修身)의 신(身)은 ‘몸’이라는 뜻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한자입니다. 글자 모양이 위에서 아래로 긴 모습이고 가운데가 불룩 솟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자는 아이 밴 여인의 모습을 상형한 것이었는데, 이것이 전이되어 다시 몸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말에 같은 훈을 가진 한자를 나란히 써서 만든 단어가 여럿 있습니다. 언어(言語), 흥기(興起), 명철(明哲)등이 그런 예에 속합니다. 신체(身體)라는 단어도 그런 예입니다. 두 글자 모두 몸 신, 몸 체이지요.

간혹 왜 같은 훈을 가진 글자를 이어서 쓰는가 하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글자의 뜻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곧, 신(身)은 몸이라는 훈으로 읽히지만, 사람 몸의 키를 뜻하고, 체(體)는 몸의 체중이나 둘레를 뜻합니다. 한자말은 이처럼 구체적입니다.

또 수신(修身)이라는 말은 대학에 나오는 말로 ‘몸을 닦다’라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여기서 몸을 닦는 것을 명명덕(明明德)이라 풀이하고 있습니다. ‘밝은 덕을 밝히다’가 명명덕이지요. 하늘로부터 받은 마음을 온전히 지킨다는 뜻입니다.

명철보신(明哲保身)도 그런 범주의 뜻인가 합니다. 명철은 ‘밝고 밝다’의 뜻이고, 보신은 ‘몸을 잘 보전한다’는 뜻입니다. 사리에 밝아 잘못됨이 없이 몸을 잘 보전하는 것이 명철 보신입니다.

어떤 일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하는 것을 헌신(獻身)이라 합니다. 이런 과정이 없이 입신(立身)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입신(立身)은 사회적으로 기반을 세우는 일이지요. 이 말에 ‘이름을 날리다’는 뜻의 양명(揚名)이 합해지면 입신양명(立身揚名)이 됩니다.

신(身)을 선비가 갖추어야 할 외모로 보아 사용된 말이 신언서판(身言書判)입니다. 이 네 가지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요소들인데, 신(身)은 풍채, 언(言)은 말솜씨, 서(書)는 글씨와 문장력, 판(判)은 사고력을 뜻합니다. 오늘날의 면접 기준으로도 이만한 판별력이 있을까 합니다.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