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衆口鑠金 - 중구삭금 : 무리 衆, 입 口, 녹일 鑠, 쇠 金

뭇사람의 말은 쇠도 녹임.

2012-03-11     이재명 기자
백금의 금(金)은 ‘쇠, 돈’ 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이 금(金)은 한국인의 대표적인 성(姓)이기도 한데 김(金)으로 발음합니다. 글자를 자세히 보면 지붕같은 가리개가 위에 있고 그 속에 흙 토(土)가 있으며, 광물을 나타내는 두 개의 점이 땅(一)위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글자는 흙 속에 묻힌 쇠를 상형하고 있는 글자라 할 수 있습니다.

금(金)이 사용된 말은 뭐니뭐니 해도 황금(黃金)이 으뜸입니다. 사실 금은 흰 빛깔의 백금(白金)이 주된 것인데 백(白)이 그만 황(黃)에게 눌려 버렸습니다. 심지어 과거 급제자의 방을 붙이는 방도 금방(金榜)이라 하고 황금빛으로 장식했습니다.

금은 또 ‘단단하다, 변함이 없다’의 뜻으로, 금석문(金石文)이나 중구삭금(衆口鑠金)에 쓰였습니다. 쇠나 돌에 새긴 글이 금석문입니다. 종이나 비석이 쇠나 돌로 되어 있는데 여기 새긴 글이 금석문(金石文)이지요. 중구삭금(衆口鑠金)은 교훈을 주는 말입니다. 삼국유사의 수로부인 조에 나오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의 입은 단단한 쇠도 녹인다는 말입니다. 여론의 무서움을 일깨운 말입니다. 삭(鑠)이 ‘녹이다’ 라는 뜻입니다. 누가 뭐래도 떳떳하면 탈이 없습니다.

이 금(金)이 금성옥진(金聲玉振)처럼 음악에도 사용됩니다. 소위 팔음(八音)에 금(金)이 들어 있습니다. 연주가 시작될 때 금성(金聲)으로 하고 연주를 마칠 때는 옥(玉) 소리로 마무리 짓습니다. 이것이 금성옥진(金聲玉振)입니다.

이 글자는 사람의 성(姓)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김씨와 장씨가 등장하는 김장(金張) 고사가 있습니다. 중국 한나라 때 살았던 김일제(金日鑠)와 장안세(張安世)가 김장 고사의 주인공입니다. 김일제는 이민족의 왕자로 한무제 밑에 벼슬을 하면서 수십 년 동안 단 한 차례의 과실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크게 왕의 신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장안세는 기억력이 뛰어 났습니다. 왕이 묻는 전고에 대하여 정확하게 대답하여 신임을 크게 얻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칠대 손까지 왕의 신임을 받았다 하여 김장칠엽(金張七葉)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칠엽은 나뭇잎이 일곱 번 새로 난 것을 말합니다.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