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助長 - 조장 : 도울 助, 길 長

도와서 자라나게

2012-03-13     이재명 기자
▲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
조장에 쓰인 장(長)은 ‘길다, 자라다, 어른’ 등의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글자 모양에서 윗 부분은 긴 수염을 나타내고 아랫 부분은 지팡이를 짚은 사람을 변형시킨 상형입니다. 수염을 길게 기른 어른의 모습이 상형된 글자가 장(長)입니다. 이 장(長)은 매우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림잡아 스물이 넘는 훈을 지녔습니다. 크다, 늘, 낫다, 처음 등등이 모두 훈으로 나와 있습니다. 한자는 이런 것이 매력입니다. 그 훈이 다양하므로 단어에 맞는 훈을 찾다보면 응용력이 길러지고 저절로 두뇌도 개발됩니다. 한자는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작용하므로 지각력과 정서가 함께 신장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한자를 어려서 배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장기(長技)는 남보다 나은 재주이고, 장신(長身)은 큰 키를 말하며, 장남(長男)은 맏아들을 말합니다.

길고 짧은 것은 재봐야 안다는 속담이 있지요. 이 때의 길고 짧음이 장단(長短)입니다. 이 장단은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그 시발은 맹자에서 나왔습니다. 맹자가 동물을 아끼는 마음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견주면 당연히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제나라 선왕에게 설득하면서 나온 말입니다. 무겁고 가벼운 것은 달아 보아야 알고 길고 짧은 것은 재 보아야 안다가 그것입니다.

조장(助長)도 그렇습니다. ‘자라는 것을 도와주다’가 조장입니다. 생명체는 스스로 자라는 힘이 있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은 스스로의 힘이 발휘되도록 도우는 데 그쳐야 합니다. 도움이 지나쳐 자생력마처 해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기관장(機關長)의 장(長)은 우두머리, 어른의 뜻입니다. 시장, 면장, 교장, 총장 등은 모두 그 기관의 높은 분입니다. 오래 전입니다. 은행에 갔는데, 이른 시간에 바닥 청소를 하는 분이 그 지점의 지점장이었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행원들도 나오지 않은 시간에 점포의 업무 준비를 지점장이 먼저 하고 있었습니다. 어른은 어른다와야 하고, 애비는 애비다와야 합니다. 군군신신(君君臣臣)처럼 말입니다.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