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順風調 - 우순풍조 : 비 雨, 순할 順, 바람 風, 고를 調
바람 불고 비오는 것이 때와 분량이 알맞음
2012-03-15 이재명 기자
57년도 였던가 태풍이 울산을 강타한 것이. 그 때 필자는 중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추석 날인지라 차례를 지내려고 가족들이 모여 있는데 장대비가 태풍과 함께 몰아쳤습니다. 순간 우리집 사랑채가 큰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렸고, 마굿간의 소가 흙더미 속에서 죽어가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구호의 손길이니 자원 봉사자의 도움이니 재난지역 선포니 등등의 말은 있지도 않았던 시절이었지요. 마을의 옆을 흐르는 거랑은 집채 같은 물결로 온통 물바다였고 냉거랑이라고 부르던 동천강 줄기는 골짜기마다 합수된 물로 도도한 바다처럼 느껴졌습니다. 내가 의식이 든 이래 처음 본 큰물이고 홍수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동천강을 따라 상류에서 떠내려 오는 가재 도구며 가축들, 그리고 집들이 지붕 채 떠 내려 가던 모습들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의 폭우(暴雨)가 무서웠습니다.
지난 여름에도 우리는 혹독한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순간적인 강우량(降雨量)이 사상 초유의 수치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