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面壁 - 면벽 : 낯 面, 벽 壁

벽을 마주 대하고 좌선함

2012-03-22     이재명 기자
▲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
면(面)은 ‘낯’ ‘방향(쪽)’ ‘만나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역시 얼굴을 뜻하는 ‘낯’이 가장 많이 쓰입니다. 글자도 사람 얼굴을 앞에서 본 모양을 상형한 것입니다. 자주 쓰는 ‘면(面)이 있다’라는 말은 만난 적이 있다는 뜻입니다. 면담(面談)이나 면접(面接)의 ‘면(面)’은 ‘마주 대하다’의 뜻입니다.

얼굴은 관상이 좋아야 합니다. 인상이 좋다는 것도 그런 말과 통하는 말입니다. 사십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은 수양과 관계가 있는 말입니다.

남면(南面)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봉건시대의 제왕들이 남쪽을 향하여 앉는 것을 두고 한말입니다. 지금도 경복궁이나 창덕궁에 있는 용상(龍床)의 자리는 정남향을 하고 있습니다. 또 면벽구년(面壁九年)이란 말도 있지요. 도를 구하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고 구년 동안 벽을 향해 기도했다는 말입니다. 달마대사 이야기입니다.

가면(假面)이나 백면(白面)의 ‘면(面)’은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얼굴을 가리는 탈을 쓴 것이 가면(假面)입니다. 자신을 숨긴 거짓 얼굴입니다. 실제로 가면을 쓰지 않고도 철면피(鐵面皮) 노릇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경계해야 합니다.

면종복배(面從腹背)라는 말도 있습니다. 앞에서는 따르는 척하다가 돌아서면 배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강한 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사정없이 짓밟는 행위도 비슷합니다. 이를 노예근성과 통하는 행동입니다. 적어도 당당함과는 거리가 먼 태도입니다.

면장(面長)은 한 면의 우두머리입니다. 그 면(面)의 대표요, 어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속설에 “알아야 면장하지”라는 말도 뭔가 식견이 있어야 고을의 면장이라도 하지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면장(免墻)의 와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면장(免墻)은 눈 앞을 가린 담장을 치운다는 뜻입니다. 담장을 치워야 앞이 보이고 그래야 무슨 일을 파악하지요. 뭘 알아야 면장(免墻)이 된다는 말에서 ‘알아야 면장하지’가 나왔다는 겁니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와 아들 사이의 대화에서 나온 말입니다.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한자교육국민운동 대표

面壁 벽을 마주 대하고 좌선함
  면벽 : 낯 面, 벽 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