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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수필]‘테니스는 예술이며 생명철학이 담겨 있다’

2012-06-06     정명숙 기자
▲ 이동웅 전 울산여자고등학교 교장
녹음방초 우거진 신록의 계절, 테니스 동호인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황금의 계절이다. 오늘은 울산광역시 국민생활체육 이순 테니스연합회가 주관하는 ‘큰 잔치 한마당’ 대회이다. 남자는 60세 이상, 여자는 55세 이상이어야만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노인 테니스 인구의 저변 확대와 테니스를 통하여 노년의 삶에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의미를 갖는다.

꽃미남 꽃미녀도 아름답지만 코트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어르신들의 그 모습이 더 아름답다.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치기도 하고, 질서와 규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승부를 떠나 우의와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회장을 중심으로 임원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종일 삼계탕과 막걸리 순두부에 동호인 간의 소통과 친선을 도모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루가 언제 저물어 가는지도 모르게 함께 어울려 박수치고 격려하며 신명나는 하루였다.

울산 테니스계의 최고령인 89세의 유중호 어르신도 참여하여 끝까지 선전을 하였다. 이순과 고희를 한참 지난 나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울려 건강한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었다. 승부에 앞서 상대를 존중하고 인격적인 예우를 갖추어야 한다. 복장 또한 엄격하다. 철저한 스포츠맨십과 엄격한 코트 매너가 우릴 유혹하고 중독 들게 한다. 상대편이 좋은 경기를 펼칠 때는 ‘굿’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매너도 필수이다. 우리 삶의 축소판이다.

팀워크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해진 위치에서 공이 움직이는 대로 네트안의 모든 선수가 동시에 움직이는 스피드 한 스텝이 이어져야 한다. 오직 한 사람이 튀어도 안 되고 같은 속도와 같은 동작과 같은 호흡이 조화롭게 연출될 때 승리하는 게임으로, 삶의 철학이 담겨 있는 오늘날 우리 가정과 교육의 목표이다.

매너와 규칙, 예술을 통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가정,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고, 나아가 어떻게 잘 나이들 것인가 하는 지혜를 얻을 수도 있다.

골프에서 수년을 보내고 테니스로 다시 돌아온 친구는 ‘골프는 하루가 즐겁고, 테니스는 일주일이 즐겁다’는 이야기며, 한 의학박사는 ‘일주일에 한 두 번은 테니스와 같은 과격한 운동을 해야만 늙고 병든 세포가 죽고 새로운 건강한 세포가 생성된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저토록 아름답고 고귀한 스포츠의 비밀을 알고 있음에도 테니스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실내 체육관이 있어 배드민턴, 농구 등과 같은 쉽게 하는 운동에 밀려 힘들고 햇볕에 그을린다는 이유로 대중성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 가까이 함께 했던 분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아픔을 격으면서 건강과 행복, 사랑은 자신이 만들어 가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은 가족의 건강과 이웃과 사회, 나아가 나라의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역시 테니스는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러 세상과 소통하면서 멋진 노년을 맞는 최고의 스포츠임에 틀림없다.

이동웅 전 울산여자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