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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도 반정부 시위 지속

새 헌법 강행 입장 속 사망자 7명·부상자 700명…오바마 “깊이 우려”

2012-12-08     경상일보

이집트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찬반세력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무르시 대통령이 사태 해결을 위해 정치 지도자와 사법 관계자, 시민이 폭넓게 참여하는 대화를 제의했다.
 그러나 이집트 야권과 자유주의 세력은 무르시의 제안을 거부하고 금요 예배일인 7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고 나서 정국 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6일 밤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오는 8일 정치 지도자, 사법 관계자, 혁명을 주도하는 젊은 층이 대통령 궁에서 다 함께 만나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모든 관계자가 참여하는 전폭적이고도 생산적인 대화를 원한다”며 “대화에서는 이집트 상원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지을지, 그리고 선거법 등의 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르시 대통령은 시위의 직접적 원인이 된 새 헌법 초안은 폐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는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는 예정대로 15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과 시민단체 등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새 헌법 선언’, 이른바 ‘현대판 파라오법’을 즉각 폐기하고 제헌의회가 야권의 참여 없이 마련한 새 헌법 초안에 대한 오는 15일 국민투표도 연기하라며 시위를 벌여왔다.
 무르시 대통령은 또 “시위자 가운데 전 무바라크 정권을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고 강하게 비난한 뒤 살인과 파괴행위를 포함해 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 궁 주변에서 연설을 지켜본 수천명의 시위자들은 조롱의 의미로 신발을 벗어 흔들면서 “살인자, 살인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대화 제의에 대해 대부분의 야권 세력은 무르시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한 새 헌법 선언과 야당 없이 마련된 새 헌법 초안을 먼저 폐기하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집트 자유·사회주의 계열을 어우르는 범야권 그룹인 ‘국가구국전선(NSF)은 성명을 내고 ”당국은 정당성을 잃었다“며 무르시 반대 시위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일간 알 아흐람이 이날 보도했다.
 이 단체 대변인 후세인 압델 가니는 ”우리는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저항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 지지단체인 ’4월6일 청년운동‘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화 거부의 뜻을 밝히면서 ”이번 시위는 무르시에 대한 ‘레드카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민주화의 성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또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주요 야당 등 일부에서는 일단 무르시의 대화 제안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밤 발생한 시위로 말미암은 사망자 수는 모두 7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도 700명에 이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또 대통령 반대파에 맞서 지지 시위에 나선 무슬림형제단의 카이로 본부가 6일 불에 타기도 했다.
 무슬림형제단 측은 ”200명가량의 폭력배들이 카이로 무카탐에 있는 본부로 들이닥쳐 불을 질렀다“며 ”경비가 막았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카이로의 또 다른 무슬림형제단 사무실도 지난 5일 밤 무르시 찬반 세력이 격렬하게 충돌한 직후 시위대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집트군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전날 오후 3시까지 해산을 명령하자 대통령 지지 시위자들은 현장에서 철수했지만, 반대자들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집트의 정국이 갈수록 혼란스러워지자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무르시와 통화를 하고 현재의 이집트 정국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르시에게 ”이집트 정계 지도자들이 서로 차이는 접어둔 채 함께 모여 이집트를 앞으로 전진시킬 방안에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비 필레이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시위자들을 보호하고, 정치인을 포함해 폭력을 조장하는 사람은 누구든 법에 따라 다뤄야 한다“고 당국에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