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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마을기업]10.중구 ‘녹색나눔가게’

재활용 의류·교복 판매…점차 입소문
중구자원봉사 회원들 1997년부터 빨래방 운영하다
2009년 6월 중구 마을기업 1호로 등록…4년차 기업
수익금은 중구지역 홀몸노인 이불 전달사업에 쓰여

2013-10-03     전상헌 기자
▲ 재활용 의류와 교복 등을 수거해 세탁해서 판매하는 마을기업 녹색나눔가게 이나애 대표가 의류를 정리하고 있다.

녹색나눔가게(대표 이나애)는 재활용 의류와 교복 등을 수거해 세탁해서 판매하는 마을기업이다. 1997년 중구여성자원봉사회 회원들이 모여 봉사활동으로 빨래방을 운영하다, 2009년 6월 중구 마을기업 1호로 전환하며 올해로 4년차를 맞은 기업이다.

주부들이 모여 만든 기업인 만큼 울산시 중구 중앙동 중구보훈회관 1층에 위치한 녹색나눔가게 매장은 계절에 맞게 잘 정리된 옷가지들이 칸칸이 분리된 선반에 놓여져 있어 여느 옷가게와 다를바 없었다.

이나애 녹색나눔가게 대표는 “재활용 옷가게라고 하면 일단 상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찾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연히 한 번이라도 찾은 사람들은 다시 찾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매장에 들어오면 ‘이런 예쁜 옷들을 어떻게 이렇게 싼 가격에 팔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나눔가게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겨울코트는 1만원, 오리털 파커는 1만5000원, 셔츠는 2000~3000원이다. 저렴한 가격인데 가게가 운영될까라는 의문도 쉽게 해소됐다. 4년째를 맞는 마을기업 답게 싸고 좋은 물건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장을 찾고, 단골 대량 구매 고객도 있어 한달에 100여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도 다른 기업과 남달리 사용된다. 매출은 정규직원 1명의 인건비를 빼고 연말에 중구지역 13개동에 홀몸노인들에게 이불을 전달하는 사업에 쓰인다.

이 대표는 “마을기업으로 전환한 이유 중 하나가 지역일자리 창출과 함께 복지사업에 진행되는 기금을 성금이 아니라 직접 벌어서 사용하고 싶었다”며 “여기에 재활용 의류와 판매 수익금 역시 주민들에게서 얻어진 것인 만큼 주민들도 함께 복지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녹색나눔가게가 창업 4년째를 맞으면서 지금은 순항을 하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다른 재활용 의류 판매업과 마찮가지로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재활용 교복 판매를 할 때는 브랜드 교복만 찾는 청소년들 탓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 대표는 “중구 지역의 중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교복 수거는 문제가 없었지만 판매가 되질 않아 상당히 애를 먹었다”며 “다음해에는 특정학교와 협약을 맺고 교복을 수거·판매하고 학교에 판매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녹색나눔가게는 앞으로 대학교나 공장 기숙사와 연계해 재활용 의류를 수거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젊은 사람들은 유행에 따라서 옷을 많이 구입하고, 옷을 보관할 곳도 부족해서 좋은 물건을 많이 수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녹색나눔가게를 더 튼실하게 키워서 처음 마을기업을 창업했을 때 마음 그대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290·4855.

전상헌기자 honey@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