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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칼럼]가치 교육은 중요하다

日 아베총리·주미대사 등 돌출 행동
‘보편적 가치 교육의 부재’가 주원인
옳고 그름이 선명한 사회가 바람직

2014-02-06     경상일보
▲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일본 아베 총리의 좌충우돌을 보면서 특정 정치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근래에 일본의 지자체 의원들, 주미 대사, 그리고 NHK 회장 등의 이해하기 힘든 언행을 보면서 ‘이게 유별난 개인의 문제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외신은 지난 달 일본 지방의원 13명이 미 캘리포니아의 한 지방자치단체를 찾아서 위안부를 기념하는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위안부는 급여를 받았던 매춘부였다”며 시위를 펼쳤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런 기사에 대한 필자의 즉각적인 반응은 “이 양반들이 제 정신인가”라는 것이었다.

그냥 일본 지도부의 문제라고 간주해 버릴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어떤 사회든 보편적인 가치를 가르치고 이를 중시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특히 상대주의의 물결이 거센 시대에서 절대적으로 옳고 그름을 가르치고 공유하는 일은 한 사회의 건강함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이런 면에서 일본은 자신들의 국력 성장에 걸 맞는 변신을 하는데 실패했다. 총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회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다양화 방법으로 보편적인 선악 기준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예사롭게 행하는 것을 보면 알 일이다.

한 사회가 진정한 의미에서 성장하는 것은 물질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법과 윤리 면에서도 대등한 성장을 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일본의 행보는 독일을 비롯한 서구의 패전국들이 이제까지 보여 온 반성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다면 나라에도 국격이란 것이 있다. 사람의 인품은 돈푼이나 손에 쥐게 되었을 때 지나치게 교만함을 보이는 것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정의나 부정의 문제에까지 돈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처사는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자아내게 된다.

일본의 주미 대사가 버지니아 주지사에게 보낸 협박성 편지 소식을 접하면서도 “이렇게 해서 되나”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자국 기업들이 버지니아 주에 많이 진출해 있다고 해서 동해를 병기해서 표시하는 조치를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담은 서신을 주지사에게 보냈을 수 있는가? 참으로 오만불손한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런 서신을 미국인을 비롯한 제 3자가 보게 되었을 때 일본과 일본인을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점을 당사자가 깊게 생각해 보았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자국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일본인들. 마찬가지로 프랑스 앙굴렘 만화제에서 위안부 관련 만화전 개최를 방해하기 위해 돈을 무기로 노골적인 방해공작을 펼친 일은 더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원인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형성된 조직이나 국가를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가치 기준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이를 가르치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는 일이다. 국제 사회로부터 비난 받는 일부 일본 지도층의 언행은 개인의 돌출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언행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다면 공통적인 원인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가치 교육의 부재에 원인의 큰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실용이나 이익이 앞서고 늘 옳고 그름이 고리타분한 것으로 간주된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답을 불쑥불쑥 내놓을 수 있다면 어떤 사회든 비슷한 문제로 곤욕을 치를 수 있다. 나는 일본의 문제를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회든 보편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가르치려는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한 경우는 우리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라고 본다. 한반도의 절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그들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빌미로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작은 조치까지 몇 년째 난항을 겪는 것도 가치부재 내지 가치중립을 의미한다. 내부적으로 옳고 그름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사회일수록 더 나은 나라로 가는 지름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