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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읽는 세계명화](82) 칸딘스키의 ‘푸른하늘’

추상을 통한 순수한 자유의 표현

2014-04-08     이재명 기자
▲ <푸른하늘>, 캔버스위 유화, 100×73cm, 1940년작, 퐁피두센터 소장.

일반적으로 미술작품에는 어떠한 정신이 담겨져 있을까? 수많은 작가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하지만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만큼 깊은 생각을 한 작가는 드물다. 그가 쓴 책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와 <점·선·면>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은 번역되어 우리나라에서 출판되어 있으며 미술수업의 중요한 필독서이기도 하다. 그는 현대회화사에서 작가로서, 혹은 미술이론가로서 큰 비중을 갖는 인물이다. 또한 추상화를 탄생시킨 장본인으로서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러지기도 하며 미술을 영원히 변화시킨 인물로 알려지기도 한다. 때문에 현대의 모든 화가들은 그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술작품의 형식을 크게 구분을 한다면 구상적인 작품과 추상적인 작품으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눈에 보이는 사물을 가시적인 형상으로 캔버스에 옮기는 것이 구상화라 한다면 추상화는 눈으로 볼 수 없는 형상을 비가시적인 상태로 표현하는 형식을 일컫는다. 때문에 추상화에는 어떠한 형상도 드러나 보이지 않으며 화면을 완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시적인 구상작품이 그림의 전통적인 ‘모방과 재현’이라는 역사를 고대로부터 잇고 있는 것이라면, 비가시적인 작품, 곧 추상화는 형상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표현하는 형식이기에 그림이 가진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확장시킨 결과를 낳는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표현방식의 변화가 칸딘스키로부터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 곽영화 화가·칼럼니스트

서구미술의 표현대상은 크게 인간과 자연으로 갈래를 만들며 발전하였지만 한편으로 자연을 바탕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취하여 왔다. 특히 근대를 맞으면서 자연을 무목적성으로 존재하는 순수한 것으로 여겨 왔으며 그것의 성질을 ‘자유’로 이해했다. 곧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원리에 의해 생성되었다면 그것은 자연의 원리처럼 무목적적인 자유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발견하는 것이다. 순수함과 숭고함은 곧 여기에서 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칸딘스키는 이러한 논리를 작품으로 표현한다. 우리가 보는 자연물은 다양한 색과 모양을 갖고 있지만 그 속에 내재된 형상의 원리는 점과 선과 면, 그리고 원색으로 이루어진 조합이라는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작품제작과 이론적 원리로 삼아 탐구하였다. 곧 우리의 눈에 보이는 자연과 인간의 가시적인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배제하고 그 속에 숨어있는 형상원리를 탐구하여 표현한 것이다. 곧 그의 작품은 탐구된 형상의 원리와 요소만으로 표현한 작품인 셈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색채와 3가지의 요소에 의해 형상을 표현하고 있지만 실상은 ‘자유와 순수’에 대한 회화적 표현이자 표현방식이었다. 자연에 숨겨져 있는 순수한 자유의 원리를 작품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하겠다. 그것은 결코 형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과 인간의 순수한 영혼에 대한 회화적 탐구이자 화화적 언어로서의 표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