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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읽는 세계명화](84)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신의 모습을 담아내다

2014-05-06     이재명 기자
▲ 프레스코벽화, 1508~1512년 제작, 시스티나성당 천장화 부분.

미술표현에 있어 가장 어렵거나 거의 표현하기가 불가능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누군가 그것을 찾아 그림으로 표현을 했다면 사람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을 것임은 분명할 것이다. 서구유럽의 미술사와 문화사에서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일이 있었다면 아마도 그것은 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예시된 그림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가 그린 시스틴 성당의 ‘아담의 창조’이다. 서양의 역사에서 충격적이면서도 획기적으로 그려진 최초의 하느님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미켈란젤로는 당연히 당시의 하느님에 대한 보편적인 식견을 충분히 참고하고 정리하여 작품을 보는 성직자와 대중을 고려하여 하느님의 형상을 묘사하였을 것이다.

그림에 나타난 하느님, 곧 유일무이한 절대신 야훼의 모습은 남자이다. 흰 수염과 백발이 나부끼는 형상에서 나이를 짐작하게 한다. 연분홍색의 실크질감으로 느껴지는 옷은 허리띠를 경계로 상하의를 구별하게 하면서 바람에 나부끼고 있지만 그 속에 숨겨진 몸은 매우 건장한 근육이 느껴지며 육감적이다. 특히 아담에게 영혼을 불어넣는 손짓으로 전해지는 오른손의 해부학적 형상과 골격은 노동으로 단단하게 굳어진 인간의 손을 느끼게 한다.

세계적인 미술사가인 곰브리치는 하느님을 인간적으로 육화시켜 가시화하는 천재적인 상상의 작업으로 미켈란젤로를 상찬한다. “의인화된 신격인 하느님이 천사들의 부축을 받아 아담에게 다가오고 있으며, 돛처럼 휘날리는 커다랗고 장려한 망토에 싸여서 날아오는 신의 모습은 허공을 빠르고 쉽게 날아다닐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위대한 창조의 힘찬 동작과 신의 전지전능함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고안해 낸 방법은 미술사에 있어 가장 위대한 기적 가운데 하나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의 말에서 미켈란젤로의 가치와 표현능력을 다시 확인 할 수 있다.

추상적인 신의 형상을 보편화시키고 객관화하여 제작하고 이를 다시 대중적 보편성과 일반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긴 시간이 소모되는 어려운 일이다. 오늘날 우리가 쉽게 접하는 인간화된 신의 모습은 모두 이러한 기나긴 시간을 보낸 후에 탄생되는 것이기에 신의 형상이 우리의 눈에 익숙하기까지에는 창작자들의 저변노력과 사회적인 집단인식이 가능해지는 시간은 상상을 넘어 요구되는 것이다. 

▲ 곽영화 화가·칼럼니스트

예시된 그림은 교황의 의뢰로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프레스코 벽화로서 모두 4년간 진행된 작품의 일부분이다. 오랜 시간으로 훼손과 복원을 반복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미켈란젤로는 고개를 들어 작업을 해야 하는 천정화의 작업방식으로 이후 목과 허리에 고질적인 병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민족이 고안한 신의 모습은 사찰에 가면 쉽게 접할 수 있다. 대웅전의 부처와 삼신각이나 삼성각으로 불리는 곳에 그려진 단군으로 상징되는 신선의 형상이다. 절경의 깊은 산속에 호랑이와 함께 앉은 우리의 신의 모습은 곧 우리 자신이기도 하기에 언제나 많은 관심과 연구가 아쉽다. 곽영화 화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