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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봉의 냄새이야기(15)]분뇨냄새

2014-05-13     경상일보
▲ 양성봉 울산대 교수·화학과

날씨가 더워지면서 각종 냄새가 발생되는 시기다. 요즘 도시 주변에 있는 양돈장 또는 돈분처리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돼지의 배설물 냄새 즉, 돈분 냄새가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많다. 원래 돈분이든 인분이든 충분히 숙성 즉, 퇴비화시키면 냄새가 없어지고 밭에 뿌리면 양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돈분이든 인분이든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잘 수집하여 퇴비화 하느냐가 분뇨처리에서 중요한 기술이다.

사실 동물의 배설물 냄새나 사람의 배설물 냄새는 비슷한 냄새가 난다. 남자 화장실에서 흔히 느끼는 악취는 암모니아(NH3)가 주성분이다. 반면 방금 배설된 똥냄새의 원인 성분은 황화수소(H2S)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똥의 경우 수분이 점차 사라지면서 황화수소 냄새가 점차 엷어지고 대신에 마른 똥 냄새의 원인 성분인 인돌(indole)이나 스카톨(skatole)이 냄새를 주도하게 된다. 암모니아나 황화수소는 원래 기체로 오줌 혹은 똥으로 인해 생겨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공기 중에 사라지게 되어 있다. 반면 인돌이나 스카톨은 방충제로 사용되는 나프탈렌처럼 상온에서 고체이며, 서서히 기화되어 조금씩 없어지게 되어 마른 똥 냄새는 상당히 오래간다. 그밖에도 n-뷰틸산과 같은 저급지방산류도 인분이나 돈분에서 흔히 검출되는 냄새의 원인 성분으로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 냄새의 원인성분과 동일한 물질이다.

인간의 오줌과 똥은 어느 정도 따로따로 수집하여 처리하므로 실제 분뇨처리장이나 하수처리장에 들어오는 분뇨는 똥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인분을 처리하는 곳에서는 황화수소 냄새가 우세하다. 반면 양돈장에서 발생된 돈분의 경우 오줌과 똥이 혼합되어 수집·처리하므로, 똥의 양에 비해 오줌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아 결국 돈분은 암모니아의 냄새가 우세하게 된다.

돼지는 사람에 비해 3.6배 더 많은 배설물을 발생시킨다.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로는 사람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질 오염부하를 배출한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 양돈농장은 보통 수천, 수만 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이러한 대규모 양돈장에서 발생된 돈분 혹은 이를 처리하기 위한 퇴비화시설에서 발생되는 악취는 분쟁이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환경부가 양돈장 악취로 인한 피해 인정 기준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분의 퇴비화 정도에 따라 기준을 마련해 사용가능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즉, 돈분 악취에 대해 견제하겠다는 의미다. 악취로 고통받고 있는 양돈농장 인근 주민에게 약간의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양성봉 울산대 교수·화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