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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봉의 냄새이야기(16)]악취의 기준

2014-06-10     경상일보
▲ 양성봉 울산대 교수·화학과

우리나라의 악취방지법은 일본의 악취방지법을 주로 참고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일본의 1990년대와 비슷하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본의 악취방지법은 국가의 관리기준이 있으며, 이는 일본 내 모든 지역에 적용되는 법이다. 각 지자체는 국가 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악취민원이 많은 지역은 지자체 장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설정하고 악취관리지역 내 악취배출허용기준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한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악취에 대한 관리가 더 철저한 점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 악취관리지역은 악취를 배출하는 사업장이 속해 있는 지역 뿐 아니라 주거지역에도 함께 악취관리지역으로 설정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본의 수도인 동경은 악취관리지역인 반면에 우리나라 서울은 악취관리지역이 아니다.

우리나라 및 일본 두 나라 모두가 악취를 배출하는 배출구에서 악취희석배수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배출구에서의 악취물질에 대한 농도기준이 마련되어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악취방지법에는 악취물질의 농도 규제가 없다. 일본은 하수구 혹은 하천이 공공시설인 경우 이를 관리하는 지자체가 악취관리의 책임자가 됨을 명시하고 있으며, 국가는 하천 혹은 하수로부터 발생하는 악취의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나 규제기준을 제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측정법이나 기준이 없다.

냄새의 세기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6단계로 나누고 있다. 0도는 아무 냄새도 없는 상태. 1도는 무슨 냄새인지 모르지만 간신히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상태. 2도는 무슨 냄새인지 간신히 알 수 있고, 3도는 심하게 느끼는 상태. 4도는 참을 수 없을 정도, 5도는 도망가고 싶을 정도를 말한다. 문제는 같은 강도의 냄새를 여러 사람에게 맡게 하여 0도에서 5도까지의 표현으로 답을 하게 해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도 악취 피해를 막기 위해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게 되며, 우리나라와 일본은 주거지의 악취세기 2.5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결국 악취세기 2.5도의 기준이란 어떤 사람에게는 참기 어려운 악취가 될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냄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양성봉 울산대 교수·화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