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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통신]진정성 의심받는 대한민국 정치권

세월호법 놓고 이전투구 벌이는 정치권
국민 위하겠다는 초심 벌써 잊었는지…
정쟁보다 민심 우선하는 정치 펼쳐주길

2014-09-11     이태철
▲ 이태철 편집국장

여야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 국민들은 먹고 살기가 팍팍하다고 아우성인데 민생을 다독여야 할 정치권은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파행정국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드러나는 민심조차도 제 논에 물대기식으로 각각 해석, 오로지 상대방의 양보만을 강요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법 협상과 별도로 ‘민생 우선 처리’가 민심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법을 먼저 해결하라는 게 민심의 명령’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인간이 딱 두가지 유형밖에 없다고 단정하는 사람들의 경연장처럼 여겨질 정도다.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과 생각이 다른 사람으로 갈라져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은 좋은 놈,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나쁜 놈으로 규정, 협의의 대상이 아닌 굴복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물론 그 중간에 서 있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국회 회의록 시스템에 따르면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통과시킨 지난 5월2일 이후 지금까지 무려 132일째 국회는 단 한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국정조사는 물론 내년 예산안 심의까지 제대로 처리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다시 한번 어떠한 민생도 정쟁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대한민국 정치권의 답답한 현실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애초의 모습은 도무지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선거때마다 내세워 왔던 국민을 향한 진정성조차 의심받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빠는, 나를 좋아합니다. 말 잘 들을 때만. 엄마는, 나를 사랑합니다. 기분 좋을 때만…. 엄마아빠는, 나를 예뻐합니다. 남이 볼 때만. 아동학대 가해자의 80%는 부모입니다.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사랑하고 살아갑니다.”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공익광고의 내용이다. 상황에 따라 이리 저리 변하는 우리 시대 부모의 진정성 없는 태도가 불러 온 불신의 한 단면일지 모른다.

말을 바꿔 본다. “정치인은 국민을 좋아합니다. 표를 줄 때만. 국민을 사랑합니다. 선거때만…. 가깝게는 얼마전에 있었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그랬고, 그 이전에도 정치권은 하나 같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목놓아 외쳤다. 서슴없이 국민의 손을 잡고, 고개를, 허리를 숙였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알고 있다. 선거때 뿐이라는 것을. 그러면서도 투표에 참여하고, 표를 찍어 준 것은 조금은 나아질 것이란 믿음때문이다. 또 한번의 믿음이 덧없이 사그라지고 있다.

양심, 개념, 교양, 예의를 고품격 인간의 필수지침 4종 세트라고 한다. 세간에서는 이 것을 갖추고 있지 않은 인간을 ‘4가지 없는 인간’ 또는 ‘싸가지 없는 인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정치권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을 정치라고 한다. ‘정치가들이 정치를 잘해야 국민들이 편안하다’는 말의 근원이기도 하다. 정치 본래의 그 뜻을 되새기고 실천할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개인이나 집단이 이익과 권력을 얻거나 늘이기 위하여 사회적으로 교섭하고 정략적으로 활동하는 일에 치중하는 모습에 더 가까워 보인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국민들은 대한민국 정치권이 정치의 막강한 힘을 국민이 아닌 고작 개인의 이익이나 소속된 당파의 영역을 넓히는 일에만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태철 편집국장 egija@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