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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숙칼럼]지금 울산은 새로운 ‘원씽’(ONE THING)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가지에 집중해야 최고의 성공 거둬
미래성장동력 마련 강조하는 김 시장
지금에 가장 어울리는 ‘원씽’ 찾아야

2014-09-22     정명숙 기자
▲ 논설실장

답답하다. 100m달리기를 위해 준비자세를 갖추었는데, 출발신호를 너무 오래 기다린 느낌. 태화강 생태하천 프로젝트 이후 울산시민들의 심정이다.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새로운 어젠다를 찾지 못한채 수년이 흘렀다. 태화강 신화를 이룬 시민들은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새로운 목표를 제시해주는 지도자가 없다. 신호음이 언제 울릴 지 기다리다가 지쳐 이제 출발자세를 풀어버릴 지도 모를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과제는 산적해 있다. 화려한 색깔의 실타래만 그득 풀어놓고 채 어느 하나 매듭을 짓지 못하는 꼴이다. 동해안 최대의 휴양관광도시를 개발하겠다던 강동개발은 37%선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KTX역 개통과 더불어 울산의 제2도심으로 부상할 역세권 개발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시컨벤션센터도, 반구대 암각화 보존도, 동북아오일허브의 성공을 위한 금융거래소 유치도 나아갈 듯하다가 멈칫거리기만 반복하고 있다.

물론 새 시장이 풀어놓은 실타래는 아니다. 그렇다고 매듭을 지어야 할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아니 새 시장에게는 매듭을 지음과 동시에 새로운 실타래도 풀어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누구든 모든 걸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문제는 선택이다. 기존 실타래의 매듭을 짓든, 아니면 새로운 실타래를 내놓든, 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새 시장의 임기가 3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그 어젠다가 무엇인지, 어떻게 전개해나갈 것인지를 분명히 해서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시점이다.

<THE ONE THING 원씽>이란 책이 아마존과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단 하나의 원칙과 목표를 세우고 매진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켈러윌리엄스투자개발회사 CEO 게리 켈러(Gary Keller)와 렐릭출판사 대표 제이 파파산(Jay Papasan)이 공동으로 저술했다. 이들은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넓고 얇게 펴면 사소하고 작은 성공 밖에 거두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나로 응축해야 최고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저자가 말하는 ‘원씽’이 바로 지금 울산시가 산적한 과제로 인한 답답함에서 헤어나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는 방안이 아닌가 싶다. 박맹우 전 시장의 태화강 생태하천 프로젝트가 성공한 것은 ‘원씽’의 좋은 사례다. 하지만 태화강은 이제 더이상 울산의 원씽이 아니다. 새로운 원씽을 찾지 못한 탓에 시간을 낭비했던 감이 없지 않다.

때문에 지금 울산시는 새로운 ‘원씽’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 시점에 가장 적확한 원씽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물론 포괄적인 시정에서 중요한 것을 한 가지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한 개인의 성공전략과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태화강 프로젝트’에서 경험했다. 제대로 된 ‘원씽’을 찾으면 나머지 모든 것들은 하기 쉬워지거나 할 필요조차 없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THE ONE THING 원씽>의 저자는 △모든 일이 다 중요하다 △멀티태스킹이 곧 능력이다 △크게 벌이는 일은 위험하다는 것은 ‘진리처럼 보이는 거짓말’이라고 했다. 기업도 개인도 큰 목표를 세우되 그 목표는 단 하나 ‘원씽’이어야 하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은 작고 집중적이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시장은 취임 후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시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성장정체기에 접어든 3대 주력 산업 외에 새로운 산업을 찾아 울산의 미래 먹거리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렇다면 그 신 산업이 무엇인지, ‘원씽’을 명확하게 드러내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야 할 필요가 있다. 시정의 핵심, ‘원씽’이 전 시민적 어젠다가 될 때 비로소 성공을 거둘 수 있을 뿐아니라 애향심, 정주의식 등의 부가 가치도 더해지기 마련이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