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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통신]최대 동맹국 미국 대사 흉기테러

시민운동가의 어이없는 테러 행위로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악영향 불보듯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어

2015-03-05     박철종 기자
▲ 박철종 문화생활부장

우리나라에서 최대 동맹국인 미국 대사가 테러를 당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진보성향의 문화단체 대표로부터 흉기테러를 당했다. 강연장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이는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55)씨. 그는 평소 이 단체를 이끌면서 반일·반미 성향의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25㎝ 길이의 흉기로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같은 테러로 오른쪽 턱 위에 12㎝ 자상 등을 입었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수술을 마쳤다. 김씨도 제압 과정에서 발목 등에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고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테러 용의자 김씨는 “전쟁훈련 중단하고 키리졸브 중단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범행 동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쟁훈련 반대합니다” “이산가족이 못만나는 이유가 전쟁훈련 때문이라 그랬습니다” “전쟁훈련 중단합시다, 키 리졸브…”라고 누운 채 외쳤다고 한다. 그러나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한미 연합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불의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은 포괄적 전략동맹관계를 굳건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현재 실시중인 키 리졸브, 독수리 연습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부터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진행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당장 한·미관계에 미칠 악영향이 크게 우려된다. 김씨의 단독범행이든, 조직적으로 준비한 범행이든 국익을 크게 해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최근 미묘하게 전개되는 한·미·일 3각관계에서 우리의 입장이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 약화될 수 있어서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에 더 잘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이런 점에서 김씨의 주장에 어떤 명분을 붙이더라도 반 국가적 행동을 한 것이 아닐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전쟁을 원치 않고 남북통일을 원한다는 시민운동가가 저저른 테러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난 1961년 채택된 ‘외교관계에 대한 빈 협약’은 외교관의 직무·특권 등을 규정하고 있다. 외교사절을 접수한 국가가 그의 신체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테러의 경우 그 이유가 무엇이든 전적으로 한국측에 책임이 돌아오게 되어 있다. 이번 테러사건이 조기에 수습되더라도 이후 미국이 이를 빌미로 무슨 요구를 해올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 비용은 결국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진보진영도 행동반경이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옛 통진당 해산 뒤 암중재기를 모색하는 입장에서 종북논란의 불씨가 다시 지펴지지 않을지 비상이 걸린 셈이다. 민화협이 사건 직후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김씨가 사전 참가신청 없이 행사장에 갑자기 나타났다고 밝힌 점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야당도 김씨의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을 “극단적 민족주의자의 개인적 돌출행동”으로 규정하면서 에둘러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념논쟁 소재로 활용될 경우 야권 진영이 통째로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면서 오해 가능성을 차단한 시도로 여겨진다.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결코 용납될 일이 아니다. 그 대상이 누구든지 마찬가지다. 배후세력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해서 엄단하길 바란다. 이 사건이 외교적으로 확대되지 않고 조기에 수습되기를 바란다. bigbell@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