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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교실]3월의 시작, 3월의 기회

2015-03-31     경상일보
▲ 이영주 우정초등학교 교사

어느새 코끝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봄 내음이 실려 오면서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안정과 재미를 느끼고 재잘재잘 끊임없이 웃음을 짓는다. 그 모습에 나도 절로 웃음이 난다. 어느 누군가가 1년에는 3번의 시작이 있다고 했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 1일의 시작, 음력 정월 초하루의 시작, 그리고 새 학년을 맞이하는 3월의 시작, 이렇게 3번의 시작이 있다고.

시작은 변화의 기회가 되곤 한다. 변화의 기회가 찾아오면 으레 우리는 과정이 끝날 즈음의 변화된 나를 꿈꾼다. 아이들도 새 학년이 시작되면 ‘올해는 친구를 많이 사귀어야지’ ‘수학 성적을 올릴 거야’ ‘숙제를 미루지 않을 거야’ 등등의 한 해 다짐들을 학년 초에 세우게 된다.

그러나 이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수업시간에 돌아다니거나, 자리에는 앉아 있는데 친구들과 장난치며 학습안내에 따르지 않고 딴 생각을 하는 등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런 행동들이 계속 반복되면 수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친구관계에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생겨나게 된다.

그래서 학교생활에서는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습관의 지도가 꼭 필요하다. 인사하기, 질서 지키기, 배려하기 등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꼭 지켜야 하는 도리이다. 공부에만 선행학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기본태도에도 선행학습이 꼭 필요하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에 기본 생활습관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도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대해 학생만을 나무라기보다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공부에 흥미가 없는 이유 등을 학생의 심리적 스트레스, 불안, 불만 등의 인지적 상태와 그와 관련된 사회적 관계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올해 새롭게 맞이한 아이들 중에 주변 정리가 잘 되지 않고, 수업시간에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새 학년을 맞이하여 친구들과 함께 정한 학급 규칙들도 좀처럼 지키지 않았다. 3월 첫 주, 나는 아이와 매일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해야 했다. 그리고 내 뜻대로 바로 잡아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나는 속으로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를 나무라기도 했다.

그렇게 힘겨운 한 주를 보내고 3월 둘째 주에 선배 교사를 찾아가 아이와 내가 겪고 있는 학교생활에 대한 상담을 하게 되었다. 선배 교사는 아이의 성향과 가정환경,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아이와 내가 어떻게 긍정적 관계를 이어나가야 하는지 친절히 말씀해주셨다. 선배 교사와의 상담 후 아이와 나는 아직 정서적인 즐거움을 나눌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보면 인지능력은 정서능력이 키워지면 향상될 수 있다. 기분도 좋고 즐거운 일들이 많아지면 아이들은 다른 일에도 호기심을 가지고 몰두하게 되며, 이런 정서적인 풍요는 아이들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제 곧 4월이 시작된다. 3월 초, 자신의 변화를 다짐하며 학교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충분히 즐거운 경험들을 많이 만들어주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또한 아이들을 많이 격려하고 위로해주며, 다양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경청’ ‘존중’ ‘감사’의 생활태도 등을 배우길 기대해본다.

이영주 우정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