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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교실]함께 나누며 성장하는 우리

2015-06-16     경상일보
▲ 최지선 문현고 교사

얼마 전 ‘나를 바꾸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창의 인성­체인지 캠프’를 다녀왔다. ‘체인지’라는 명칭은 3년전 처음 캠프를 기획할 때 선생님들이 함께 정한 것으로 영어의 ‘change’에서 따온 것이지만 한자로는 ‘體·仁·知’라고 표기하기로 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명칭이다.

올해도 1박2일의 체인지 캠프를 준비하기 위한 교사연구회가 조직됐다. 5회째를 맞는 것이기에 이전까지의 활동내용을 돌아보고 이번 캠프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여러 차례 가졌다. 그러던 중 수학여행의 형태를 빌려오자는 의견이 나왔다.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테마형 수학여행에서 사흘 중 하루는 팀별 자유여행으로 진행,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곧 울산 내에서 테마를 정해 팀별로 활동하는 형태로 의견이 모아졌고, 캠프의 부제를 ‘길 위에서’로 결정했다.

캠프 신청은 ‘팀별 활동 기획안’으로 받기로 했다. 서너 명으로 구성된 팀을 조직, 활동 주제와 장소를 정해 9시부터 15시까지의 일정을 계획하고 시내버스로 이동하는 시간과 예상되는 비용, 그리고 기대 효과까지도 구체적으로 작성하게 했다. 캠프 2주 전, 비슷한 주제를 정한 팀들을 묶어 최종 사제동행팀 11개가 꾸려졌다.

캠프의 꽃은 저녁에 있었던 팀별활동 보고회였다. 아쉽게도 팀별 사진은 기기 문제로 볼 수 없었지만 사진보다 더욱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야기를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에서 들을 수 있었다.

자연 속에서 문학을 즐기기로 한 아이들은 들꽃학습원과 태화강대공원에서 본 꽃들을 주제로 멋진 시를 지어 발표했고, 번화가에서 가족 사랑을 주제로 네일아트와 페이스페인팅을 해주며 재능기부를 한 아이들은 사랑을 듬뿍 느끼고 왔단다. 생태를 주제로 농촌체험마을을 방문, 방울토마토를 수확해 공원의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온 따뜻한 아이들도 있었다. 문화 탐방을 주제로 동헌과 태화루, 전통시장을 찾고 사람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우리 고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도 했고, 아침 일찍부터 두 시간동안 고양이로 분장을 하고는 벽화마을을 돌아다니며 살아 있는 미술관이 되기도 했으며, 어릴 적 사진의 배경이 된 추억의 장소를 찾아다니며 현재의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또 오늘의 추억을 다시 타임캡슐로 저장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팀은 자전거를 타고 숙소인 내와수련장까지 40여㎞를 달려온 ‘다리아프조’로 이들은 다음날 아침 일찍 또다시 자전거를 타고 왔던 길을 달려가야 했다.

마지막 팀의 발표가 끝날 때까지 모두가 귀 기울이며 함께 웃고 박수치며 격려했다. 아이들이 직접 테마를 정하고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를 머리를 맞대고 계획했기에 모든 활동들이 온전히 자신의 체험으로 녹아들었음이 보였다. 이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생각을 나누며 함께한 순간 속에서, 이전까지 교사들이 고심하며 준비한 프로그램에 수동적으로 참여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었음이 분명했다. 아이들도 그리고 교사들도 함께 나누며 더욱 성장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앞으로도 만끽하고 싶다.



최지선 문현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