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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봉의 냄새이야기(29·끝)]하수구 악취

2015-06-30     경상일보
▲ 양성봉 울산대 교수·화학과

차로 운전을 하다 어떤 지점에서 갑자기 심한 악취를 느껴 창문을 닫고 있는 데도 자동차 안은 누가 방귀를 뀐 것처럼 냄새가 느껴진다. 어디서 나는 냄새일까? 자동차는 외부에서 공기를 흡인하여 차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시내를 걸어 다니다가 어떤 맨홀 위를 걷게 되면 심한 악취를 느끼게 되는데 마치 분변을 밟은 느낌이 든다. 우리가 쉽게 느끼는 이 냄새의 원인은 대부분이 황화수소이다.

그러면 어떤 맨홀에서 그런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일까? 당연히 하수관리가 잘 안된 하수관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하게 된다. 하수관거나 하천의 악취에 대한 업무를 우리나라에서는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외국의 경우 지자체의 몫으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자체는 맨홀에서 발생되는 악취저감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맨홀의 냄새는 보통은 암모니아나 트리메틸아민의 비릿한 냄새이지만, 어떤 곳은 똥 냄새인 황화수소가 원인이 되는 곳도 있다. 아마도 하수관거에 분뇨나 음식물 쓰레기가 그대로 하수관에 흘러들어와서 하수 관거 내에서 썩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악취를 향기로 바꾸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도시를 아름답게 꾸며놓아도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역겹다면 아름다운 도시가 될 수 없다. 공장이나 축산 악취만을 악취 저감의 대상으로 삼을 게 아니라 하수구, 하천, 음식점 등 도시지역에서 발생되는 악취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하수구나 하천을 공공수역이라 하여 악취규제를 실시한지 오래다. 즉, 지자체는 하수구나 하천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하는 원인을 찾아서 분뇨나 음식물 쓰레기가 하수구나 하천에 그대로 방류되지 않도록 지도단속해야 한다. 하수구 악취는 미생물이 대사활동에서 생긴 부산물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악취가 많이 나는 곳에서는 전염병의 발생도 우려되므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양성봉 울산대 교수·화학과

※양성봉의 냄새이야기가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과 필자에게 감사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