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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순칼럼]위험 확인, 안전한 나라 건설의 시작이다

각종 위험요인에 노출된 산업현장
작은 것, 사소한 것부터 사고 예방
안전점검 습관화 문화로 정착돼야

2015-07-27     경상일보
▲ 이영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얼마 전, 울산지역 사업장에서 가스가 폭발해 근로자 6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폐수 처리장의 폐수 저장조 안에 있던 인화성 가스가 배관 용접·용단 작업 중 발생한 불씨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업 전 폐수조 안에 인화성 가스가 있는지 한번만 살펴봤더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 일터에서는 9만여명이 일하다가 다쳤다. 목숨을 잃은 사람도 2000명 가까이 된다. 하루 5명이 사망하고 250명이 부상당하는 셈이다. 안타까운 점은 사고의 대부분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라는 점이다. 복잡하고 정밀한 기술이 요구되는 기계의 위험요인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일이나 어떤 행위를 하기 전에 꼼꼼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위험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도 여러 가지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지만 산업현장은 일상생활 환경에 비해 위험요인이 더 많다. 유해·위험한 물질을 원료나 중간물질로 사용하고, 각종 기계기구와 가스·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위험 작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끊임없이 반복하기 때문이다.

모든 생산설비는 안전을 고려하여 설계되고 설치, 운영된다. 정상적으로 작동될 때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조금만 잘못 다루면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설비·기계는 잘못 운영되거나 관리될 경우 마모, 열화 등으로 인해 위험물질 누출이나 폭발을 일으키는 흉기로 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고 예방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제작 단계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건은 안전하게 제작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스레인지는 연소 중 불꽃이 꺼지면 가스공급이 차단되어야 하고, 전기난로는 넘어지면 전원이 차단되어야 한다. 산업현장의 설비는 사람이 실수해도 안전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본질적으로 안전한 구조로 만들어져야 한다.

둘째는 사용단계다. 아무리 안전하게 제작된 설비나 기구라 하더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안전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안전하게 작업하는 방법을 알고, 절차대로 작업을 수행할 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전이 습관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제조자, 사용자는 물론 모두가 해당된다.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작은 것, 사소한 것부터 안전이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거나 위험이 수반될 수 있는 행위를 하기 전에 위험을 살펴봐야 한다.

즉, 기계·기구 등 우리가 사용하는 설비는 이상이 없는지, 물질 누출은 없는지, 안전사용 절차는 마련되어 있고, 이를 준수할 의지는 있는지, 일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이 필요하다.

안전은 실천이 핵심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최근 일터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실천형 슬로건을 만들었다. 바로 ‘작업 전 안전점검, 당신의 생명을 지킵니다’이다. 안전점검이라는 구체적 행위를 나와 동료, 우리가 실천할 때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다.

근로자 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일하기 전 안전점검을 습관화 할 때 안전사고는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기 전 안전점검이 우리 일터에, 우리 사회에 확산되어 문화로 정착돼야 하겠다.

우리는 위험을 안고 산다. 위험으로부터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능력을 키워야 한다. 능력의 첫걸음은 일하기 전 안전한 상황인지 살펴보는 습관 형성이다. 위험 확인이 안전의 시작이다. 매일 매사에 시작 전 위험을 살피고, 안전을 실천에 옮기는 행동이 습관화 될 때 나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영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