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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큰 정치’ 리더십 부재 극복해 나가야

포스트 ‘양김시대’ 어디로
의지·방향성·신념의 정치...국민에게 민주화 희망 선사
지역주의·계파정치 극복해...통합과 화합의 시대 지향을

2015-11-23     연합뉴스
▲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 평전 ‘왜 김영삼이어야 하는가’를 손에 들고 대화를 나누는 김무성 현 새누리당 대표. 사진=김무성 대표실 제공

‘거산(巨山·김영삼 전 대통령의 호)’과 ‘후광(後廣·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의 시대는 난세였다. 난세는 김영삼(YS)과 김대중(DJ)이라는 호걸을 낳았고,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은 6년의 시차를 두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23일 YS와 DJ의 정치를 “불굴의 의지, 분명한 방향성, 확신에 찬 신념”으로 요약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두 사람에 대해 “국민에게 민주화의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목숨을 거는 큰 정치를 했다”고 평가했다.

YS와 DJ가 목숨을 담보로 한 투쟁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 쓰레기더미와 척박한 환경에서 민주주의라는 꽃을 피웠지만 그들의 정치역정 속에 지역주의와 계파정치라는 ‘잡초’가 뿌리내리게 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권위주의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양김씨는 확고한 지역적 기반이 필요했고, 이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니 다른 지역을 배척하거나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지역주의가 어느새 한국 정치권에 똬리를 틀었고, 계파정치라는 폐쇄적 정치스타일이 자리잡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YS와 DJ는 군사독재의 산물이다. 군사독재가 없었다면 YS와 DJ가 등장할 이유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 지난 1987년 직선제개헌을 요구하며 가두행진하는 YS(앞줄 오른쪽 두번째)와 최형우(오른쪽 세번째) 전 내무부장관의 모습. 연합뉴스

지역주의와 계파정치가 ‘대립’과 ‘분열’을 상징한다면, 새로운 시대정신은 모두를 한데 모아 조화롭게 만드는 통합과 화합이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김 교수는 “YS의 최대 장점은 통찰력이었다”며 “자신의 시대에 잉태된 과제이자 앞으로 정치권이 풀어야 할 숙제로 통합과 화합을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판’을 들여다보면 YS가 바라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는 요원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신 교수는 “극단적인 논리, 이념적인 대결로 나뉜 현재의 정치 지형에선 YS 같은 자유주의자가 설 땅이 없다”고 말했다.

양김 시대의 종언과 동시에 드러난 이 같은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는 한국 민주주의 토대가 아직 튼튼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면서 이제는 YS와 DJ가 문을 연 ‘1987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개헌이 필요한 때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소선거구제의 틀을 벗어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강화해야 지역주의가 완화된다며 현행 양당 구도가 다양성 반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