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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옥의 디자인이야기(10)]도시 브랜드 디자인의 힘

2016-05-10     경상일보
▲ 이규옥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시각디자인 전공 교수

도시브랜드 디자인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도시는 미국 뉴욕을 들 수 있다. 1975년의 경제 불황으로 인해 각종 범죄율이 높아지고 도시의 이미지가 추락하자 뉴욕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묘책으로 ‘아이 러브 뉴욕’을 개발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I♥NY’은 그래픽 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Miltion Glaser)가 갑자기 생각난 아이디어를 급히 냅킨에 스케치하여 탄생했다고 한다. 이 로고와 슬로건은 뉴욕 시민들에게 위기 극복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뉴욕의 이미지를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도시브랜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금도 뉴욕의 방문객들은 이 로고가 담긴 티셔츠나 머그컵 등의 기념품을 구입하곤 한다.

‘I♥NY’의 성공은 세계 여러 나라들의 모방과 패러디 사례를 이끌어냈다. 암스테르담의 ‘아이 암스테르담(I Amsterdam)’, 베를린의 ‘비 베를린(Be Berlin)’, 싱가포르의 ‘유어 싱가포르(Your Singapore)’, 홍콩의 ‘마이타임 포 홍콩(My Time for Hong Kong)’, 일본 동경의 ‘예스 도쿄(Yes Tokyo)’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성공한 도시 브랜드 슬로건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발음하기 쉽고 문장에 리듬이 있어 기억하기 좋다는 점, 간단명료하되 부연설명 없이 의미가 잘 전달된다는 점, 함축적인 디자인으로 잘 표현되었다는 점이다.

도시브랜드는 지역사회의 문화적인 영역은 물론, 경제에도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단지 도시의 브랜드 로고 개발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으로 지역 자산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활용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렇듯 도시의 부가가치는 그 도시가 지닌 이미지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다.

도시 브랜드 개발은 도시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고 이를 통해 문화와 산업을 일으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결국 도시 브랜드가 도시의 정체성 높이는 것은 물론, 세계인이 즐기는 아이콘이 된다.

이규옥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시각디자인 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