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카지노

[김양호칼럼]울산 대기오염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해야

과거 ‘공해도시’ 오명은 벗었으나
산단으로 인한 대기질은 여전히 낮아
측정망 통한 체계적인 정보수집 필요

2016-07-18     경상일보
▲ 김양호 울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울산은 과거에는 오염지역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왔다. 1980년대에는온산공단의 산업폐수 및 대기오염으로 인해 인근 어장과 농작물 등의 환경 피해와 함께 주민들에게도 피부질환, 근골격계·신경계 및 호흡기 증상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은 그 동안의 지속적인 공해저감 대책과 시민·지자체 및 사업주의 협력에 의해 대기오염 수준이 현저히 개선됐고 태화강의 수질도 괄목할 정도로 좋아졌다. 많은 울산시민들이 울산을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살만한 곳으로 느끼고 있으며, 울산시에서는 더 의욕적으로 생태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울산의 대기오염의 현 실태는 어떠할까. 정부가 발간한 대기환경연보에 의하면, 울산의 도시대기측정망(14곳)에서 모니터링되는 이산화질소, 미세먼지(PM10), 오존 및 일산화탄소 등 일반대기오염물질의 평균농도는 서울을 포함한 다른 대도시들과 비교해 볼 때 특별하게 나쁘지는 않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울산이 과거의 오염도시 오명은 벗어났으나 다른 대도시만큼의 대기오염 문제를 갖고 있으며 생태도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의 산업단지에서 주로 유래하는 이산화황농도는 다른 대도시에 비하여 높은 편이어서 단편적이지만 산업단지에 의한 대기오염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산업활동과 관련하여 주로 배출되며 울산 산업단지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기중의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등 유해대기물질 및 납,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농도의 실태를 정확히 모르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물질들을 측정하는 중금속 또는 유해대기물질의 측정망이 소수(중금속 측정망 4곳, 유해대기물질측정망은 2곳)에 불과하고, 그나마 월 1회 24시간 동안만 측정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부족한 자료로만 볼 때에도 산단 및 그 주변 지역의 대기중 중금속 및 휘발성유기화합물과 같은 유해대기물질농도는 산단에서 먼 곳에 비하여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유해대기물질은 발암성과 심각한 전신적 독성을 갖고 있어 이들에 의한 만성적인 영향은 일반 대기오염물질보다 더 심각하다. 이런 경향은 다른 자료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추진한 전국 주요 산업단지에 대한 환경오염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자료에 의하면 온산·울산국가산업단지 주변 주민들의 납, 수은, 카드뮴 등의 중금속, 휘발성유기화학물질,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혈액 또는 소변의 평균농도가 울산 내의 타지역에 비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당장 중금속 중독을 일으킬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으므로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현재 울산의 산업단지에 의한 대기오염 상황을 좀 더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정보가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오존, 이산화황 등을 측정하는 도시의 일반대기측정망의 확대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산단지역의 대기오염을 반영하는 중금속 및 휘발성유기화학물질, 다환방향족탄화수소, 그리고 최근에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초미세먼지(PM2.5)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대기중금속측정망 및 유해대기물질측정망의 추가적인 설치와 지속적이고 빈번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우리 모두는 울산이 경제적으로 안정될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살만하기를 바라고 있다. 지속가능한 울산이 되려면 국가산업단지도 발전해야 하고, 그로 인한 오염의 정도가 건강에 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관리돼야 한다.

김양호 울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