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빙자해 억대 돈 갈취 ‘남장 여자’ 구속
2017-04-19 김봉출 기자
울산남부경찰서는 남성인 척 속이고 인터넷 채팅방에서 만난 여성에게 접근해 사기행각을 벌인 이모(여·47)씨를 19일 구속했다.
A(여·52)씨는 지난해 12월 한 인터넷 음악방송 채팅방에서 이모씨를 알게 됐고, 마음이 맞은 두사람은 교제를 시작했다.
A씨가 본 이씨는 배가 조금 나온 체형에 구레나룻를 기른 전형적인 40대 후반 남성이었다.
이씨는 교제 3개월이 지나자 결혼을 미끼로 자동차 담보 대출사업에 필요한 자본금을 빌려달라고 A씨에 요구했고, A씨는 대출까지 받아 3000만원을 이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돈을 받은 이씨는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이씨는 결국 A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는 이씨가 경찰에 붙잡힌 이후에도 여성이라는 점을 쉽게 믿지 못했다.
이씨는 지난 2014년부터 A씨를 포함한 4명의 여성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총 1억원 상당을 뜯어낸 사실이 밝혀졌다. 조사결과 이씨는 같은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 실형을 선고받고 2년 정도 복역했고, 유사사건으로 지명수배돼 5년간 도피생활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누가 봐도 40대 후반의 아저씨로 보이고, 이씨 스스로도 자신이 남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