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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아침 (528)]저녁에 - 김광섭(노래 유심초)

2017-07-30     홍영진 기자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엄계옥 시인

시 노래다. 김광섭 하면 ‘성북동 비둘기’와 함께 높은 담장과 부촌, 기와집이 오밀조밀한 산동네가 떠오를 것이다. 시 낭송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80년대 초, 유명 성우들이 낭송한 시를 카세트테이프로 들었던 기억이다. 성북동 비둘기도 그 중 하나다. 저녁에가 동일 시인의 작품이란 걸 모르던 때였다. 독특하게도 저녁에 만큼 시가 그림이요 노래라는 시화요 삼절임을 동시에 보여주는 예는 없다. 저녁에는 1969년에 발표 된 후 김환기 화백에 의해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라는 그림으로 환생해 이듬해 한국미술대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 그 후 81년도에 유심초를 만나 노래로 우화등선했다. 노래는 추억을 매개로 한다. 저녁에 속에는 열여덟이라는 청춘이 여름날의 오수(午睡)처럼 담겨 있다. 너 하나 나 하나로 빛났던 사람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정다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