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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농가 주름살 는다

2003-08-23     경상일보
 
"수년간 배농사를 지어왔지만 올해 같이 절망적인 경우는 처음입니다"

 울산시 중구 다운동에서 배농사를 짓고 있는 조용덕(67·중구 다운동)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배의 열매가 본격적으로 굵어지기 시작하는 지난달 울산에서 해를 볼 수 있었던 날은 불과 3일. 계속된 비와 저온현상으로 배가 자라지 못해 크기가 전년도의 70% 정도 밖에 안된다. 피해를 많이 입은 주변 2~3개 농가는 아예 수확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배열매가 검고 딱딱하게 변하는 흑성병이 퍼져 배생산량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배농가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특히 조씨는 대미수출농가로 지정돼 있어 걱정이 더욱 크다. 이미 중개업자로부터 생산예상량의 25%에 해당하는 돈을 미리 지급받아 만약 수출목표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높은 이자까지 얹어서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조씨의 과수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배농사를 짓고 있는 설동복(64)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5천여평에 이르는 설씨의 배농장 곳곳에는 병 때문에 시커멓게 변한 잎과 아직 자리지 못하고 땅에 떨어진 열매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설씨는 "보통 열매에만 발생하던 흑성병이 올해는 잎과 가지까지 번졌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며 "일단 병에 걸린 배는 상품가치가 없기 때문에 배즙으로 쓰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배농가들은 울산시와 울주군에 보상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울주군 관계자는 "아직 보상문제를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며 "본격적으로 신고배가 출하되는 10월까지 피해상황을 조사한 뒤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올해 기후 영향으로 신고배 생산량이 21%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희영기자 shy@ksilbo.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