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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영의 수학이야기(49)]음악을 구성하는 수학

2019-07-23     경상일보
▲ 장선영 울산대교수·수학

음악의 거장 중에서도 수학을 사랑한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요한 제바스타인 바흐의 수에 대한 사랑과 집착은 유별났다. 바흐는 숫자 14나 84에 집착을 많이 보였는데 14는 그 자신 이름의 알파벳에 수를 대응시켜 합한 수이고 84는 14에 천지창조일 6을 곱한 수로 그가 작곡한 곡 말미에 84를 쓰곤 했다. 바흐는 그 시대 음악과 창작에 관한 논문 등을 발표하는 음악협회의 14번째 회원이 되기 위해 부러 가입 순서를 늦추었다는 말도 있다. 바흐의 이런 수에 대한 사랑은 음악과 수학의 불가분의 관계 때문일 수 있다.

피타고라스의 음계로부터 나온 순정음률의 기본화음 진동수 비율은 모두 4대5대6의정수비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이룬다. 그러나 순정음률에서는 음과 음 사이의 진동수 간격은 일정하지 않은 관계로 조바꿈이 자유롭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고자, 프랑스의 수학자 메르센과 독일의 바흐 등이 평균율을 발전시켰다. 현의 길이가 2분의1이 되면 한 옥타브 높아지는데, 진동수는 현의 길이에 반비례하므로 한 옥타브사이에 진동수가 2배의 차이가 난다. 한 옥타브를 12개의 반음으로 나누어, 반음씩 올라 갈 때마다 진동수가 약 1.06에 가까운 무리수인 배가 되게 하여 12개 반음의 진동수 비가 등비수열을 이루는 것이 평균율이다.

평균율에서는 음사이의 진동수 비가 무리수이다 보니 완벽한 화음을 이루지는 못한다. 그러나 어떤 조에서나 동일한 음가를 가지므로 곡의 전조가 가능하고, 서로 다른 악기의 특성을 묶어 다양한 앙상블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였고, 여러 성부가 어우러지는 다성음악의 발전도 평균율에서 가능하게 됐다.

등비수열 개념으로 평균율을 만든 메르센은 메르센 소수로도 유명하다. 2의 제곱에서 1을 뺀 수를 메르센 수라하고 그중 소수가 되는 수를 메르센 소수라 한다. 메르센 자신이 상당히 큰 수의 메르센 소수를 찾기도 하였는데, 올 해 UCLA 소속 수학자들에 의해 1300만 자리의 메르센 소수를 찾았다고 한다. 장선영 울산대교수·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