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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석의 경제만화경(2)]코로나19가 바꿀 울산의 산업

2020-09-03     경상일보
▲ 장두석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위드코로나 시대 비대면 확산으로
교육·문화 등 생활 밀접된 분야
온라인 콘텐츠로 패러다임 전환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가진 울산
화두로 떠오른 콘텐츠 산업 분야서
기반 넓힐 아이디어 개진의 장 절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확진자가 하루 200~400명으로 늘었다. 이로써 한 가지 분명하게 깨닫는 사실은 코로나19는 몇 개월 동안 확산되다가 사라지는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백신이 나올때까지 혹은 나온다고 해도 백신이 효과적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할 때까지는 단계별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고, 상당기간 코로나19를 관리하면서 함께 살아야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우선 비대면 위주의 소비와 교육의 확산이 있다. 이번에 생산부문에도 노동자의 전염병에 대한 취약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자영업부터 대기업까지 노동의 자본대체는 광범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4차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의 진보도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촉매가 될 것이다.

▲ 출처=통계청

예를 들어, 구글은 2018년에 Google Assistant라는 인공지능 비서의 시연행사를 했다. 인간이 인공지능비서에게 미용실을 예약해달라고 하면 인공지능비서가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 인간과 통화하고 예약을 하는 시연이었다. 음성인식 기술과 자연어 처리 기술이 인간의 일상적인 언어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행위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올라갔음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이러한 기술이 사용될 곳은 무궁무진하다. 우선 코로나19가 콜센터에서 확산되어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인공지능 비서는 전염병에 대한 위험 없이 소비자의 전화를 상대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우리는 매일 콜센터에서 녹음하는 수만 통의 전화를 기초자료로 빅데이터를 형성하여 이러한 인공지능 비서의 능력을 매일 높이게 될 것이다.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은 산업부문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 한 가지는 기존의 제조업 부문에서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에 기반을 둔 제조업의 고도화다. 소위 스마트 팩토리 등과 같은 제조업 고도화는 주로 다양한 기술적 진보를 통해서 소수의 관리자로도 상당한 규모의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다. 결국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국 등과의 제조업 경쟁에서 선택하게 될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이다.

▲ 출처=통계청

코로나19로 또한 빠르게 성장하게 될 분야 중의 하나는 소위 음악, 영화, 서적, 게임, 교육 등 온라인 콘텐츠 산업이다. 단순히 영화나 게임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온라인에서 새로운 교육을 실시하고 심지어 정책을 설명하는 등 대부분의 인간 활동이 온라인 콘텐츠와 연관이 될 것이다.

온라인 콘텐츠 기업인 넷플릭스가 올해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고 2028년에는 28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려는 것은 흥미롭다.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삼성전자가 지난 10여년 동안 연평균 매년 20조~30조원 규모의 투자를 해왔다는 사실을 보면 넷플릭스의 투자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콘텐츠 시장의 빠른 성장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침체중인 출판시장을 제외하면 콘텐츠 산업은 수년 간 연평균 7~8%의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주요 제조업의 최근 성장률이 마이너스(-)이거나 1~2%임을 감안하면 규모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치이고, 코로나19로 이러한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울산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근간을 가지고 있지만 언젠가부터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통계청의 제조업 생산지수가 전국 대비 2015년 9월부터 낮아지기 시작했고 그 차이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6월(예상) 생산지수가 84.1로 전국의 102.9보다 더욱 낮아졌다. 물론 통계적으로 전국지수의 변동성이 울산보다 작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제를 이끌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제는 전국 제조업 평균을 밑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작지 않다. 다르게 말하면 울산은 기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보다는 중후장대한 산업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빠른 발전을 하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조업 분야의 활력이 약화될 때 부정적 효과를 더 크게 보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크게 보면 우리나라 산업이 가지고 있는 산업분야의 집중에 따른 양면의 효과를 울산이 선제적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반면 콘텐츠 산업에서 울산의 경쟁력은 높지 않다. 울산의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5700억원 규모이며 인구 당 매출액이 50만원 정도이다. 800만원의 서울을 제외하고도 비슷한 도시규모의 광주나 대전의 69만원, 89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20~30대 청년들을 보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과 같은 SNS를 사용하여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이들과 교류하는 것에 적극적이다. 과거의 세대가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면 젊은 세대는 자신을 표현하여 상품화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창출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거기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코로나19는 새로운 콘텐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밝게 한다.

물론 중공업 위주의 울산시가 갑자기 콘텐츠 산업의 메카가 될 수는 없겠지만 향후 빠르게 성장하게 될 산업을 무작정 무시하는 것도 옳은 접근 방법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인문, 사회, 문화, 예술, 교육 등 그 기반을 확충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에 모여서 연구하고 의견을 나누는 일일 것이다. 실리콘 밸리 다음으로 전세계 두 번째의 창업생태계를 보유한 영국의 테크시티에는 창업가, 투자가, 자본가, 공무원, 정치가, 전문가 등이 정부의 주도 없이 스스로 자유롭게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 이를 장려한다. 모이는 곳은 어디든지 될 수 있다. 커피숍, 서점, 혹은 이제는 온라인에 가상 공간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창업가는 필요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투자를 받으며 정치가나 공무원은 이들을 돕기 위한 법률이나 제도를 만들어 간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이념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단체의 이익을 좇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 상상력, 새로운 생각이 꽃피우도록 돕는 것이다. 장두석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