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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암각화로 만나는 선사예술(7)]기하학적 그림은 왜 새겼을까

2021-08-11     경상일보
▲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천전리 암각화(국보 147호·울산시 울주군 두동면)에는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 다양한 주제의 그림과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 가운데 동심원, 마름모 등이 단독 또는 연속적으로 표현된 기하학적 그림들이 바위면의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그림은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지만, 그 의미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해석은 태양의 상징이다. 그 외에도 태풍, 소용돌이, 빙글빙글 도는 은하와 같은 자연현상의 표현, 시간과 계절 등이 반영된 달력 등 다양하게 해석된다. 동심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적용된 대표적인 유적으로는 뉴멕시코의 태양 단검이라 불리는 나선형은 천체 달력으로, 아일랜드 선사시대 원형 봉분인 뉴그랜지의 세 개의 나선형은 윤회의 개념과 영혼 불멸의 상징으로, 켈트족의 나선형은 인간의 진화와 지속적인 발전의 상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 천전리각석 동심원

천전리 암각화를 포함해 국내의 동심원과 나선형이 새겨진 암각화들은 주로 청동기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암각화에서 확인되는 동심원과 같은 기하학적 그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암각화 그림의 주제가 사람들의 생업과 문화를 반영한다고 볼 때 당시는 농경 사회로 인간이 통제할 수 없지만, 생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후환경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천전리 암각화의 기하학적 그림의 경우 깊고 넓게 새겨져 매우 또렷하게 드러난다. 쪼아서 형태를 만들고 형태를 따라 반복적으로 새겼음을 알 수 있다.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에 걸쳐 그어진 것으로 여러 해 동안 반복적으로 그들의 바람을 그림에 담았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선사시대의 기하학적 그림은 지역과 시대, 해당 문화에 따라 다른 상징성과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시간, 자연, 탄생과 죽음 등 인간의 삶의 모습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