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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일의 말레이시아통신(21)]새장 밖으로 나온 새들

위드코로나로 바깥활동 늘면서 활기 격리 등 팬데믹 통제 재개되더라도 지혜 가진 인류 머리 맞대 극복할것

2021-11-17     경상일보
▲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우기로 접어든 말레이시아는 흐린 날이 많고 비도 좀 자주 내린다. 몬순 시즌(Monsoon Season)이라고 부르며 약 5~6개월 계속된다. 기온도 다소 떨어진다. 3~4월경 우기에서 건기로 바뀌는 때의 기온과 흡사하다. 이런 기후 때문에 그 때 피는 꽃들을 제철도 아닌데 가끔 볼 수 있다. 마치 가을에 피는 몇 송이 영산홍처럼 말이다.

생명체의 생존은 온도에 따라 종류별로 달라진다. 유일하게 사람들만이 큰 온도의 변화에도 지혜로 극복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 팬데믹으로 치솟던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 수와 높은 사망자의 수가 이곳 정부의 적극적인 백신 접종에 의하여 급격한 개선 추세를 보이면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분위기로 활동을 완화한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그 동안 외출과 가외(家外) 활동을 삼가던 사람들이 마치 새장 안에 갇혀 있던 새들이 새장 밖으로 나온 듯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를 자유라고 하지만 구속에서 풀려나 행동하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인간은 자유다, 인간은 자유 그 자체이다’라고 한 사르트르의 말에 공감이 된다.

한편 염려 되는 것은 백신 효과의 지속성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이다. 요즘 주변에 돌파감염을 당하는 2차 백신접종 완료 확진자들을 보면서 코로나 예방 활동은 반드시 습관화되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백신의 효과가 급격히 감소되어 우리 몸의 면역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차 백신접종, 소위 부스터 샷(Booster shot)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부스터 샷의 효과는 일년 정도 간다니까 매년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받아야 된다는 말이다.

어쨌든 쿠알라룸푸르 시내가 코로나 이전처럼 붐빈다는 말을 듣고 오랜만에 쌍둥이빌딩(Petronas Twin Towers)으로 나가 보았다. 이 빌딩은 명실상부한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Landmark)이다. 멀리서 보면 껍질을 까놓은 옥수수 모양을 하고 있다. 높이는 451.9m이며, 1998년에 준공된 건물이다. 준공 후 2003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으나 요즈음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828m 높이의 부르즈 할리파 등 더 높은 고층 건물이 많아졌다. 말레이시아 최고층 건물이라는 자리도 얼마 전 더익스체인지106타워에게 넘겨주었다. 그래도 아직 세계에서 가장 높은 쌍둥이 건물이라는 칭호는 유지하고 있다.

이 건물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회사가 공동으로 지은 것이다. 양측이 상대보다 빨리 건설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했다고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극동건설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자사테라사가 공동으로 2번 타워를 건설했고, 일본의 하자마 건설이 주축이 된 일본계 컨소시엄이 1번 타워를 건설했다. 35일 늦게 시작한 삼성 측이 신공법의 개발로 일본보다 먼저 준공한 일화는 유명하다. 두 건물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41층과 42층에 가설되어 있다. 스테인레스 스틸로 외관을 치장한 건물은 낮에는 햇빛에, 밤에는 조명으로 반짝인다. 건물의 뒤편에는 KLCC공원이 있고 밤에 호수에서 펼쳐지는 분수쇼는 유명하다.

쌍둥이빌딩의 넓은 주차장과 쇼핑센터의 실내는 거의 예전처럼 사람들로 붐볐다. 팬데믹 전과 후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한 것과 안한 것으로 구분 할 수 있다. 만약 다시 팬데믹이 시작되어 통제를 한다면, 새장 밖으로 나온 사람들을 다시 격리 시킬 수가 있을까. 당연히 있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교육을 받았고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다시 오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은 모두가 동일하리라.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