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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수의 도시와 인간(23)]월든, 명심보감과 코로나 바이러스

월든, 자연 속 소박한 삶의 가치 명심보감, 순환 원리 중시 강조 순리역행 조바심이 코로나 유발

2021-11-24     경상일보
▲ 성인수 산학혁신정책자문관 울산·경남지역혁신플랫폼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책 <월든> 중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가’에서 “간소하게 살라!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하루에 세끼를 먹는 대신 필요하다면 한 끼만 먹으라. 백가지 요리를 다섯 가지로 줄이라”고 권했다. ‘우리 인생은 독일연방과 같다’ 독일연방으로 통일되기 전 39개 군소국가가 효율적이라고 했다.

<월든>에 대한 평가는 네가지로 나뉜다. ‘로빈슨 크루소’류의 쉬운 모험기로, 미국 또는 서양 문학 통틀어 자연묘사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걸리버 여행기’ 같은 통렬한 사회 풍자서로서, 그리고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정신적 자서전으로 읽힌다. 자연 예찬과 문명 비판이 담긴 최초의 ‘녹색 서적’이라 할 수 있다.

소로우는 헛된 삶을 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노력했다. 191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난 그는 1837년 20세에 하버드대학을 나와, 잠시 교사생활을 했다. 1845년 3월 말 28세에 소로우는 도끼 한 자루를 빌려 들고 월든 호숫가로 들어갔다. 2년간 숲속 통나무집에서 밭을 일구며 자급자족하는 자연의 소박한 생활을 유지했다.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려’ 도시생활을 멀리하고, 고향 자연 속에서 농사짓고 글을 쓰며 ‘소중한 삶’, 인생을 즐겼던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월든>으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고,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도 ‘가장 절실한 체험으로부터 나온 것들’이라 칭했다. 예이츠도 섬에서 ‘소로우처럼 생활을 해보려는 야심을’ 가졌었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루스트는 소로우가 <월든> ‘단 한권의 책으로 명성을’ 얻었다고 보았다. <월든>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필자는 가족들과 1994년 미국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에 방문교수로 가 있을 때,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헨리 소로우의 유적지 월든 호숫가를 찾았었다. 그가 지었던 통나무집이 다시 복원되었다. 인적 없는 호수에 담긴 맑은 생수 같은 물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말을 더듬으며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는가?”라는 질문을 되새겼다.

명심보감 천명(天命)편에, 공자가 “하늘을 순종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고 했다고 전한다. 인류가 자연의 순환원리에 따라 문명을 만들어 왔는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은 인간이 자연을 거슬러서 벌어진 일은 아닐까? 코로나19의 창궐이 인간의 욕망과 욕구에서 비롯되고 바이러스도 변신하는 건 아닌지?

코로나 바이러스는 1937년 닭에서 최초로 발견되었고, 조류뿐만 아니라 소, 개, 돼지, 사람 등을 감염시킬 수 있다.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 및 소화기 질환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로 위험성이 낮아도, 노년층과 취약층에게는 위험하다. 중국 농담에, ‘국가에 정책이 있다면, 인민들에게는 대책이 있다’고 했던가? ‘꼼꼼하게 다스리면 백성이 일그러진다.’(노자 58장)

근래 아파트 등 부동산에 관한 우리 국민들의 조바심을 보면서, 여러 구절들이 눈에 들었다. ‘큰 나라도 작은 생선을 조리하듯이 조심히 다루어라.’(治大國若烹小鮮 노자 60장) 선현들이 주장하던 명심보감에 나올만한 생활태도와, 모든 면에서 소박한 자급자족 생활을 추구했던 소로우에게서 이를 이겨낼 답을 구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 보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 속에 여지껏 발견 못하던 천개의 지역을 찾아내리라. 그곳을 답사하라,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의 전문가가 되라.” 작지만 강렬한 호수 ‘월든’을 통해 진실과 자유로운 삶을 찾는 독자들에게 소로우는 빛을 던지고 있다. 임마누엘 칸트도 하늘에 빛나는 별과 가슴속 도덕률에 존경심과 경외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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