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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암각화로 만나는 선사예술(12)]‘전망 좋은’ 알타미라 동굴

2022-01-12     경상일보
▲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라는 뜻의 알타미라 동굴은 1985년 ‘알타미라 동굴과 스페인 북부의 구석기시대 동굴 예술’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동굴은 1868년 발견되었지만 동굴 천장의 들소 그림은 1879년 발견됐다. 1880년 동굴벽화는 학계에 발표됐지만 뛰어난 그림으로 인해 전문가들은 가짜로 판단했고, 1910년대에 이르러서야 구석기시대 그림으로 인정받았다.

알타미라 동굴의 총 길이는 296m이며, 2~6m의 동굴 천장에는 주로 붉은색·검은색·보라색으로 생생하게 그려진 들소 그림들이 뒤덮여 있다. 동굴 벽의 굴곡을 잘 이용해 동물들의 특징을 살려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동굴벽화는 1960~70년대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손상되기 시작하면서, 1977년 관광이 전면 중단되었다가 82년 재개되었다. 당시 제한된 인원만 관람이 허가되었고, 이 또한 2~3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2001년 동굴벽화를 그대로 복제해 알타미라 복제 동굴을 만들게 되었다.

알타미라 동굴과 관련된 박물관은 1924년 발굴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을 관리인 숙소에 전시하면서 시작됐다. 방문객이 증가하자 1979년 알타미라 국립박물관과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알타미라 동굴의 보호를 위해 위치, 디자인, 건축 등을 고려해 2001년 새롭게 개관했다.

박물관에는 일정 인원만 정해진 시간에 입장해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은 동굴벽화를 관리하고 사람들이 지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며, 선사시대 예술의 보존과 연구를 위해 노력하며 국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 알타미라 박물관 및 연구센터(위)와 알타미라 동굴 벽화의 들소 그림(왼쪽).

세계유산은 문화재만이 아닌 해당 지역과 국가의 문화와 예술 등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학계, 국가, 국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다학제적 연구 및 전문적인 계획, 보존, 관리의 수립과 수행이 필요하다. 현재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하는 반구대 계곡의 암각화 또한 세계적인 문화재로서 많은 사람들의 지적 관심을 충족하고 문화재의 연구, 보존,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계획과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김경진 울산암각화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