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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울산, 특별광역연합 서두를 이유가 없다

부산 중심의 부울경 특별연합체는 울산에 덧셈보다는 뺄셈효과 클듯 경쟁력 위한 치밀한 전략부터 세워야

2022-02-24     신형욱 기자
▲ 신형욱 사회부장 겸 부국장

부울경 특별광역연합(메가시티) 출범이 사무소 입지를 둘러싼 이견으로 삐걱대고 있다. 3월 출범은커녕 올 상반기 출범도 어려워 보인다. 경남은 특별연합 사무소를 지리적 중심지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경남의 김해와 양산, 창원 등이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반면 울산은 단순한 지리적 중심지라는 논리로 접근하면 안된다며 선정위원회 구성을 제안해 두고 있다.

특별광역연합 사무소 입지는 특별연합의 행정중심지라는 상징성이 있어 유치 경쟁은 당연히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과 경남도 일각에선 청사 소재지에 대한 조속한 합의로 3월, 늦어도 지방선거 전 출범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도 지난 22일 ‘부울경 특별연합 주민 인지도 설문조사’ 결과라며 출범의 필요성에 86.4%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울산의 경우 긍정 응답이 89.9%에 달해 부울경 중 가장 높았다. 시기도 절묘한데다 지난해 12월1일 열린 대한민국 지역포럼에서 발표된 설문조사와 결과가 너무 상이해 오히려 의아스럽다. 당시엔 부울경 3개 시도 모두 시기 상조라는 의견이 과반을 넘었고 찬성은 40%를 밑돌았다. 특히 울산은 시기 상조가 66.2%로, 25.6%에 그친 찬성 의견을 크게 앞지르며 가장 부정적이었다.

의도 여부를 떠나 울산시민들 대다수도 특별연합 출범에 긍정적인 만큼 울산도 정상 출범에 적극 나서라는 압박으로 읽혀질 수 있다.

하지만 일반시민들의 목소리는 달라 보인다. 한 지인은 본인의 고향이 부산이지만 특별연합 출범에 울산이 동참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교육, 의료, 문화 등 울산의 정주여건이 부산에 비해 절대적으로 뒤쳐지는 상황에서 광역연합 출범은 울산의 부산으로의 흡수에 휘발유를 뿌리는 것과 같다고 흥분했다.

메가시티는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한 균형발전 논리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도시·지역간 시너지효과보다 공동화·집중화를 가속화시켜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부산이 양보(?)를 거듭하면서 조속한 출범을 바라는 것도 이같은 자신감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특별연합체 출범이 옥상옥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특별연합체가 수도권 집중현상을 막고 지역 소멸 위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부산, 울산, 경남이 하나의 통합체계에 묶인다면 힘의 축은 분명히 부산으로 더 기울게 된다. 울산 인구의 최대 유출지가 부산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울산산단의 상당수 근로자들이 부산에 집을 두고 출퇴근한다. 부산은 그동안 꾸준히 외연확장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울산은 물론 경남 서부권 일원까지 우려하고 있다.

울산은 그동안 통합보다는 분리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경남도 동부의 산업도시에서 울산광역시로 분리되면서 인구유입과 GRDP 등이 급성장했다. 광역시 승격이 동력이 돼 공해에 찌든 도시가 모두가 부러워하는 생태산업도시로 변모에 성공했다.

더욱이 현재로선 특별연합이 울산에 가져다 줄 혜택이 잘 보이지 않는다. 모 대선 후보도 “부울경 메가시티가 또 다른 지역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방향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메가시티 조성이 울산과 타 지역간 격차를 키우는 정책이 되어서는 안된다. 현재 추진되는 메가시티 구성은 울산으로선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듯해 더욱 치밀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되는 특별연합체 출범이 울산에 덧셈이 아닌 뺄셈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울산이 광역연합 출범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 철저히 연구하고, 대비하고, 전략을 마련한 후에 동참해도 늦지는 않을 듯하다. 울산시민들은 울산에 이익이 되는 광역연합을 희망한다. 필요하다면 원점에서라도 다시 검토해보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메가시티 관련 한 포럼에서 한 울산시청 고위공무원의 “(울산이) 경남과 힘을 합치면 부산에 흡수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다. 신형욱 사회부장 겸 부국장 shin@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