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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송철호 시장·김두겸 당선인의 오늘과 내일

신사도 지키면서 잘 싸운 두 후보 宋, 울산 최고 지도자로서 존경받길 金, 시정발전 목표로 우선순위 짜야

2022-06-02     김두수 기자
▲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

‘민심의 바다’ 폭풍이 지나간 울산의 거리는 푸른색깔에서 대부분 붉은색깔로 덮였다.

4년전 2018년 6·13지선에서 ‘8전9기’의 기염을 토하며 시청사에 푸른깃발을 꽂았던 장관급(국민고충처리위원장)출신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는 이번엔 ‘국회의원 0선’인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에게 완패했다.

송철호와 김두겸은 선거 초반부터 특단의 장기를 어필하며 전방위로 표밭을 누볐다.

치열한 선거기간 동안 일부 네거티브 논란도 없진 않았다. 하지만 진영과 공·사적 날선 감정을 총동원한 격투는 아니었기에 나름 인내심을 시험하듯 ‘신사도’를 지켰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의 삶의 궤적을 볼때 송 시장은 ‘인품’이, 김 당선인은 ‘신의와 의리’의 성품과도 관계 있어 보인다. 때문에 양 후보는 나름 숨은 기량을 발휘하면서도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도 잘 싸웠다.

하지만, 민주당을 중심으로 진보진영에선 현직 시장의 프리미엄을 업고도 패배한 송 시장에 대해 질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송 시장은 당과 당원들의 ‘자존’을 끝까지 지켜온 시도지사 중 한사람이라는 평가다. 송 시장은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시도지사 후보 가운데 4년 임기를 성실하게 마무리하는 유일 시장이다. 나아가 지역발전과 관련된 크고 작은 사업추진과 성과 역시 현실적으로 폄훼할 수 없을 만큼 부지런한 시정을 펼쳐온 점은 부인할 순 없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의 패인 가운데는 크게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끝없는 ‘내로남불’ 행태와 ‘오락가락’ 정책과 비판여론이 연동되면서 대선에 이은 연거푸 헛발질과도 관련 있다. 송 시장으로선 시쳇말로 피할 수 없는 ‘정치적 운명’이 아니겠는가.

김두겸 당선인은 어떠했나? 지난 10년 가까이 절치부심해온 김 당선인은 지난 1년동안 ‘나홀로’ 칼을 갈아 온 게 큰 동력이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15일. 당시 아무도 이번 시장선거에 대비해 생각도, 준비운동조차 않을때 시장출마 기자회견을 신호탄으로 나홀로 바닥민심을 훑기 시작했다. 거센 비바람에도 크고 작은 길바닥위에서 갈고닦은 기량과 진심이 투영됐고, 주요현안과 맞닥뜨릴땐 비를 맞으며 1인시위까지도 마다하지 않았다. 소위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마지막 투혼을 쏟아부은 결과였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까지는 송철호와 김두겸은 ‘어제의 일’이다.

그렇다면 송 시장과 김두겸 당선인의 오늘과 내일은 무엇일까?

우선 이달 말께 시장직에서 떠나는 송 시장의 앞날은 지금보다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8전9기의 개인사에서 울산시장의 꿈을 이뤘던 송 시장은 퇴임후엔 다시 인권변호사로 돌아가면 된다. ‘절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인근 양산사저에서 여생을 시작했기에 틈만나면 양산으로 달려가면 즐거운 시간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정원으로 격상시켜 놓은 울산태화강을 함께 거닐며 산책도 할 수 있어 좋다. 한가지 과제가 있다면 울산의 최고 지도자로서의 끝없는 역할론이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인권과 자유, 크고작은 어젠다에 대해 고견을 듣고 싶어하는 시민들의 갈증을 풀어낼 수 있는 원로의 위치에서 ‘큰 마당’으로의 역할이다.

김두겸 당선인은 이제부터 4년간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가로 놓여 있다. 곧바로 시정인수위회를 꾸리는 한편 민선8기 울산 시정의 우선 순위를 짜야 한다. 선거 당시 필승 위한 ‘정치적 공약’과, 취임 직후부터 실질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중대형 사업을 구분해 초반부터 리스크 제로(0) 시정을 이끌어 가기 위한 ‘예열’을 가해야 한다. 전임 송 시장이 추진해온 주요사업 가운데는 정치적 판단보다는 ‘실사구시’로 접근하는 유연한 자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시행정부 기관장은 물론 주요인사 역시 ‘논공행상적’ 접근에서 과감하게 탈피, 오직 시정 발전에만 목표를 둬야 한다는 점을 먼저 주문한다.

김 당선인은 지난달 31일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산업수도 울산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고 다짐했다. 김 당선인의 강력한 추진력과 실천의지로 최고로 잘사는 행복시정을 바란다. 아울러 송 시장의 앞날엔 건강과 행운과 함께 어제보다 더 나은 ‘존경받는 원로’를 기대하는 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