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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일의 말레이시아통신(31)]경제 회복 위한 새로운 도전 고속철

국가부채 해소 위해 고속철 재검토 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 350㎞ 구간 향후 중국까지 연결 경제활성화 기대

2022-09-21     경상일보
▲ 서태일 NCN전문위원 (전)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외국에 사는 동안 계절이 바뀔 때면 특히 고향 생각이 많이 났다. 자연의 변화가 준 여러 기억 때문이 아닌가 한다. 들판의 벼도 누렇게 익어가고, 어느새 매미 소리도 잠잠해진 걸 보고 가을에 들어섰음을 느낀다. 태풍 힌남노가 동해남부지방에 큰 피해를 남기고 간 뒤 그 피해 복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태풍 난마돌이 찾아온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별 피해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다.

말레이시아 반도에는 태풍이 없다. 그리고 지진도 없다. 상대적으로 보면 커다란 자연재해가 없는 정말 축복받은 땅이다. 약 6개월 후면 코로나바이러스의 팬데믹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는 반가운 뉴스도 전해졌다. 우리나라 신규 확진자가 5만명 이하로 들어서고 있는데, 말레이시아는 요즘 신규 발생이 2000명 수준이다. 그래서 지난 9월7일부터 실내마스크 착용도 해제했다. 또 출입국 절차도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갔다. 즉, 입국 전 코로나 검사가 필요 없고, 입국 후에도 코로나 검사가 필요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입국 후 24시간 이내에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영향 때문인지 쿠알라룸푸르에서 여행업을 하는 한 교민에 따르면 이번 겨울 ‘말레이시아 한달살기’에 대한 문의와 예약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전체 외국인 여행객 수가 팬데믹 전의 20~3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말레이시아도 최근 물가가 20% 이상 상승했고, 미국 달러 대비 링깃(Ringgit)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화도 약세가 되어 여행비용은 예전보다 훨씬 많이 든다.

현재 말레이시아의 경제 상황은 좋지 못하다. GDP 대비 국가채무는 63%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나, 예년에 비해 많아졌기 때문이다. 2008년까지는 정부 예산의 8%를 국가채무의 이자를 갚는데 쓰였는데, 2022년 들어 18.4%로 늘어나면서 정부 예산 10%가 그냥 사라진 때문이다. 정부 예산 대비 국가채무 이자를 갚는데 들어가는 비율이 2020년 기준 한국은 3.8%, 싱가포르는 0.5%, 태국은 5%, 중국이 3.9%였고 국가부도가 난 스리랑카는 71.4%였다고 한다. 링깃의 약세로 수입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물가상승은 당분간 이어지리라 보고 있다.

파급 효과란 물체를 떨어뜨렸을 때 물을 가로질러 확장되는 잔물결처럼 초기 상태의 효과가 점차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상황을 말한다. 미국의 연준이 인플레로 인한 물가상승을 잡기 위하여 금리를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그것도 빅 스텝(0.5%)이 아닌 자이언트 스텝(0.75%)으로. 이의 효과가 작을 때는 울트라 스텝(1.0%)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돈을 빼내어 높은 이자의 미국 은행으로 향하는 것을 막고, 인플레를 막기 위해 여러나라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미국발 파급 효과가 큰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기준금리는 9월 0.25% 인상으로 2.5%이나 11월에 2.75%로 인상이 유력하다고 한다.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잇는 총연장 350㎞(싱가포르 구간은 15㎞) 고속철 건설 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2016년 나집 총리가 시작한 프로젝트를 마하티르 총리 집권 후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재검토를 지시했고, 후임 무히딘 총리는 싱가포르에 1억282만 싱가포르 달러를 지불하고 협정을 종료시켰으나, 현 이스마엘 총리가 이 건설 사업 부활을 제의해 양국이 협의 중이다.

이스마일 총리는 쿠알라룸푸르와 방콕을 잇는 고속철 계획 때문에 빠른 시작을 원하고 있고, 중국에서 라오스와 태국까지 이어지는 고속철이 건설 중이기 때문에, 이 노선이 중국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동차로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4시간 이상 걸리지만, 고속철이 건설되면 1시간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고속철 건설이 말레이시아 경제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지켜볼 일이다.

서태일 NCN전문위원 (전)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