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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F 2022 지금 현장은](3) 박청수 ‘눈을 감아 주세요’

어둠이 내려야 비로소 빛이 난다 천막으로 가린 비계 구조물 해진뒤 조명 들어와야 진가 나무의 실루엣 신비감 선사

2022-10-20     서정혜 기자
▲ 천막 뒤에 가려진 나무의 실루엣이 잘 보이지 않는 낮보다 작품 속 조명이 켜진 후 진가를 발휘하는 박청수 작가의 작품 ‘눈을 감아 주세요’.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의 잔디광장 가장자리에 설치된 비계 구조물을 보고 정원 시설물이 보수 중인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관람객이 있을 것이다. 해가 떠 있는 낮엔 건축 비계로 보이는 박청수 작가의 작품 ‘눈을 감아 주세요’는 해가 지고 작품에 환하게 불이 들어오면 그제야 제대로 빛을 발한다.

박청수 작가는 매체의 본질에 관해 탐구해온 미디어 아티스트다. 우리가 사고하는 것은 언어가 있기 때문이며, 우리가 예술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시각 언어가 언어로부터 분리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작가는 시각 언어가 매체라는 그릇 덕분에 형상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가장 최소화되고 간략하게 남더라도 예술의 본질을 흐리지 않기 위해 작가는 가장 간략한 행위와 매체의 총량으로 관객에게 시적 의미를 전한다.

이번 미술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나무를 감싸는 천막과 천막 속의 조명 불빛이 나무, 철 구조물과 조화를 이루며 신비감을 자아낸다. 우리의 일상과 공존하지만,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을 태화강국가정원의 자연을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작가는 희망한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