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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더 좋은 씨앗을 뿌리려면

김두겸 시장 취임 이후 잇단 성과 특유의 추진력과 친화력 긍정평가 소통과 경청 통해 한발 더 나아가길

2022-10-25     신형욱 기자
▲ 신형욱 사회부장 겸 부국장

오늘(24일)자 한 지방신문에 김두겸 울산시장의 사진이 꽤 많아 세어봤다. 때론 기사와 함께, 때론 사진물로 16페이지 지면에 9개(꼼꼼하게 세어보지 않아 오차가 있을 수 있음)나 됐다. 민선 8기 김두겸 울산시장이 운(運)이 참 좋은 시장이라는 지인의 말이 머리 속을 스친다. 실상도 그런 듯하다. 전임 민선 7기 송철호 시장이 언론 노출빈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과는 비교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도 한몫 했다.

김 시장은 취임 117일째를 맞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직무수행과 직접 연관성을 떠나 시장으로서 축하하고 받을 자리나 행사도 많았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17년 만에 K리그1 챔피언에 올라 23일 홈에서 대관식을 치렀다. 대관식 사진 중간에는 챔피언 티셔츠를 입고 목도리를 두른 김 시장이 두 팔을 번쩍 올린 채 웃고 있다. 약 2만4000명의 관중이 함께 한 자리다. 최근 3년간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쓴 맛을 본 울산 현대가 보란듯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다.

지난 13일 막을 내린 103회 울산 전국체육대회와 24일 폐막한 제42회 울산 전국장애인체육대회도 역대 최대 성적으로 성공리에 끝냈다. 전국체육대회는 김 시장이 결단식에서 9위 이상 하도록 노력하자는 발언이 주효했던지 10위권 내라는 목표를 뛰어넘어 9위를 달성했다. 장애인체전에서는 일반인체전을 포함해 울산의 체전 역사상 종합 3위, 입상권 진입이란 새역사를 썼다. 김기현 전 시장이 유치했지만 그 역사적 현장엔 김두겸 시장이 함께 했다.

김 시장의 취임과 함께 들려온 현대자동차 전기차 울산공장 유치는 자연스레 그의 치적이 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5개 기업을 유치해 2조5400여억원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김 시장 특유의 추진력과 친화력이 빚어낸 선물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맑은 물 문제, 개발제한구역 해제,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립 등 주요 사업에서도 시각에 따라 사이다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김 시장은 한 여론조사기간의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 7월 59.8%, 8월 58.9%, 9월 62.7%로 광역시장부문 1위, 광역단체장 전체 2~3위의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 김 시장의 6.1 동시지방선거 득표율은 59.8%다. 전임 지방정부의 기저효과도 한몫 했을 듯하다.

그의 행보에도 거침이 없어 보인다. 김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시정의 주요 직책을 선거운동을 도운 공신들에 배려했다. 일부 우려의 시각은 개의치 않았다. 20년 동안 공직에 몸담았던 자신감이 작용한 듯하다. 공직사회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경쟁을 유도하는 민선 8기 두번째 조직개편안도 발표했다. 조직개편에 의례적으로 따라붙는 증원은 하지 않아 시민들의 거부감을 반영했다. 여기엔 행정을 성과 중심으로만 운영할 수 있느냐, 공직사회 줄세우기와 다름 아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시정에 전통 관료의 목소리를 찾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정 기관의 여러차례 면담 요청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는 진위여부를 떠나 우려스럽다.

김 시장은 취임 이후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첫 월간업무보고회에서 “잘못된 길을 가거나 일방통행하면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바로잡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일련의 행보는 ‘늘공’들이 시장이 추진하는 일에 반대하고 나설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계영배(戒盈杯)는 가득 참을 경계하는 잔이다. 술이 어느 정도 차면 새어나가도록 만든 잔이다. 과유불급의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시장이 시정 내외에서 경청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언급을 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지방행정 전문가라는 자신감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김 시장은 출범 100일을 맞아 가진 시민과의 대화에서 “민선 8기는 울산의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려야 하는 시기다. 좋은 씨앗에 풍족한 양분으로 풍요로운 울산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로지 시민과 울산의 발전에만 전념하겠다는 약속으로 읽힌다. 맹장에 더 어울릴법한 김 시장이 소통과 경청으로 덕장의 이미지도 키운다면 더 좋은 씨앗을 뿌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신형욱 사회부장 겸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