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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F 2022 지금 현장은](14·끝) 서민정 ‘선택 않는#22’·한지석 ‘공기(the air)'

자연과 인간의 소통, 예술의 경계를 넘어서다 서민정 작가, 뽕나무 잎사귀에 글귀 새겨

2022-11-04     서정혜 기자
▲ 은행나무 정원 뽕나무에 바늘도장으로 글귀를 새긴 서민정 작가의 ‘선택 않는#22’.
▲ 태화강변에서 수집한 나뭇가지를 이용해 선보인 한지석 작가의 작품 ‘공기(the air)‘.
서민정 작가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의 비엔날레와 미술관에서 초대받아온 영상작가이자 설치미술가다. 이번 설치미술제에서는 ‘YES’와 ‘NO’로 된 바늘 도장을 이용해 뽕나무 잎사귀마다 글귀를 새겼다.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고, 낙엽이 잔뜩 내린 은행나무 정원에서 뽕나무 아래 데크를 따라 걸어올라가 나뭇잎을 올려다보면 자연과 인간과의 대화를 강조한 작가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햇빛이 풍부한 낮에 작가의 작품 ‘선택 않는#22’을 바라보면 구멍 뚫린 뽕나무 잎사귀 사이사이로 보이는 새파란 가을 하늘이 인상적이다.

서민정 작가는 설치미술 연작으로 순간과 영속, 창조와 파괴,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변화와 불변이 서로 둘이 아님을 표현해왔다. 창조와 파괴는 다른 언어가 아니라 하나의 언어이며, 폭파하면서 확장되고 해체 되면서 다른 공간을 창조한다고 본다.

한지석 작가는 태화강국가정원 은행나무 정원에 20여 개의 나무지지대를 세우고, 각각의 지지대에 태화강변에서 수집한 나뭇가지 등 자연 속 사물을 부착한 작품 ‘공기(the air)’를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숲과 회화의 관계 재설정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가상을 상징하는 회화가 자연인 숲을 재현하는 이차적 도구라는 인식을 넘어, 예술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예술의 경계를 표방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한편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한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는 지난 10월14일 개막해 천혜의 자연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에서 지붕 없는 자연 속 미술관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주제인 ‘필드(Field)’를 ‘사람과 자연이 화합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해석해 우리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지향해야 하는 ‘장’은 무엇인지 묻는 자리다. 한국, 브라질, 태국 등 3개국 19명(팀)의 작가가 자신만의 ‘장’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 이번 미술제는 오는 6일까지 이어진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aykt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