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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의 컬러톡!톡!(15)]색채 조절의 중요성

2023-03-15     경상일보
▲ 신선영 울산대 교수·색채학

예부터 색은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1930년대 초가 돼서야 ‘색채 조절(color control)’이라는 용어가 미국의 듀퐁(Dupont)사에 의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후 인간 생활에 색의 심리적, 생리적, 물리적 특성이 적극 활용됐다.

색채조절이란 색채가 인간의 심리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눈의 피로방지와 재해예방 등의 목적으로 실내·외 그리고 건물이나 설비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색채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외적인 이미지나 미적 가치 보다 실용적인 목적에 부합하는 색채의 기능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색채조절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생활 속에서 실질적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유럽에서 홍역에 걸린 아이들의 병실을 붉은 천으로 감싸 따뜻함과 편안함을 제공한 것이 한 사례다. 미국에서는 1920년대에 색채조절의 사용이 널리 퍼졌다. 1953년 독일에서 색채 규격화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면서 색채조절학이라는 학문이 생겨났다, 1950년 후반 병원 수술실에서 외과의사들이 보색현상(어떤 색을 응시하다가 다른색을 보면 처음색의 보색이 잠시 보이는 현상)과 대비현상(어떤 하나의 색을 보고 나서 잠시 후에 다른 색을 보면 먼저 본 색의 영향으로 나중에 본색이 다르게 보이는 현상)으로 인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의사의 수술복을 녹색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는 색채조절의 대표적 사례이다.

이처럼 산업시설물이나 교통시설물 등에도 안전색채를 적용하면 눈의 피로를 줄이고 산업재해 방지와 작업의 능률을 높여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색채조절은 도시를 아름답고 인간 친화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도 한다. 공원과 같은 야외공간의 공공시설물에는 휴식과 에너지를 촉진하는 색채를 사용하여 특정한 분위기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고속도로,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교통에서는 각 노선별 색채를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해서 시각적 흥미와 효율성을 높인다.

색채조절은 안전성, 능률성, 쾌적성, 생산성 향상을 위해 주택, 병원, 산업시설 등의 다양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왔다. 체계적인 색채조절을 통해 우리는 삶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신선영 울산대 교수·색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