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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의 더불어나무(15)]범서 사일마을 매화나무

2023-04-05     경상일보
▲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가 아닐까 합니다.” 집 주인은 나무를 소개하는 첫 마디로 크고 오래된 나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3월 11일, 무학산에 올랐다가 울주군 범서읍 사일마을로 내려오는 길목 첫 주택 정원에서 만난 매화나무 이야기다.

매화나무 키는 4m, 가지 벌림은 5m정도 되는 아담한 수세다. 나무 가지마다 흰색의 꽃을 달고 있고 꽃 사이로 벌들이 왕래를 하고 있었다. 나무 밑둥 둘레는 1.51m다. 나무 주 줄기 반쪽이 썩어 벌어졌다. 이로 인해 나무 안쪽의 짙은 부분인 심재(心材, heartwood)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나무의 죽은 부분이 밖으로 나온 지 오래 되었는지 이 또한 삭아서 뼈다귀처럼 앙상해 보인다. 이를 두고 나무를 관리하시는 분은 ‘나무의 사리’라고 설명했다. 나무가 살아온 삶의 이력과 경력을 적어놓은 ‘이력서’를 보는 듯하다. 나이 듦에 따라 생겨나는 나무의 주름살이 굵다. 패인 흔적은 고단했던 삶을 짐작케 한다.

▲ 사일 매화나무.

이 나무는 원래 부산 기장군 장안사 입구 밭둑에 있었다. 그러다가 2003년 9월 매미 태풍이 지나고 뿌리가 반쯤 뽑혀 기울어진 채 방치되어 있던 것을 밭주인을 만나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고 한다. 옮겨온 나무를 원래 서 있었을 때와 같은 방향으로 심고 상처도 치유하면서 관리해 왔다고 한다. 심재부분 동공이 생긴 것으로 보아 최소 100년에서 최대 200년 정도로 나이를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매화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로 열매를 매실(梅實)이라 부른다. 열매 수확시기에 따라 청매와 황매로 나눈다. 매실 엑기스나 장아찌, 매실주를 담아 식용, 약용으로 활용한다. 덜 익은 매실이나 씨앗을 섭취하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