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벚꽃이 유난히 일찍 피고 졌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단순히 ‘꽃이 빨리 피고 졌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꿀벌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기후변화가 초래한 생태계 교란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식물의 수분에 차질이 생기면서 종국에는 인간의 삶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로 인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어, 녹지 조경 정원의 정책 방향도 궁극적으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추세이다. 이제 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담론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현대 도시의 공공정원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에서는 10월까지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 중이다. 이달 초 울산조경협회에서 주최한 고정희 박사 초청 강연회에서 진화하는 정원박람회에 관한 중요한 메시지는 참석한 모든 이에게 큰 공감을 일으켰다. 최근 정원분야에서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이 최고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정원박람회개최는 정원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밟아야 하는 수순이며, 정원박람회의 가장 큰 역할은 정원문화를 선도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시대 정신을 읽고 한 걸음 먼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도 이러한 정원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관련 부서와 단체 및 시민이 한 마음이 되어 피트아우돌프의 자연주의 정원이 상징하는 바를 널리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 그가 주창하는 정원의 가치는 단순히 인간의 눈에 일시적 즐거움을 주는 대상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생태계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이는 생태학자와 정원애호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8년 울산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소식이 들린다. 건강한 생태계를 위한 정원의 가치를 담은, 진화하는 정원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