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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의 더불어나무(16)]범서 천상 박태기나무

2023-05-03     경상일보
▲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지난 4월 초순,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 범서체육공원 뒤편에 화려한 꽃이 핀 이름 모를 나무군락이 있다는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짙은 분홍 꽃이 핀 키 큰 나무가 벚꽃은 아닌 것 같은데 이름이 무엇인가? ”는 궁금증을 던졌다. 짬을 내 현장으로 달려가보니 ‘박태기나무 꽃’이었다.

현장에서 본 키 큰 박태기 나무 군락은 필자도 처음 볼 만큼 웅장했다. 수고가 덤프트럭의 두 배가 넘을 정도로 높이 웃자랐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박태기나무는 낙엽이 지는 작은 키나무로 3~4m까지 정도 자란다고 나무도감에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천상 박태기나무는 대략 6~8m정도 웃자라 촘촘하게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나무 군락 길이만 거의 100여m에 달한다. 잎 없이 꽃핀 것이 흡사 벚꽃을 연상케 했다. 짙은 분홍의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핀 장관을 이루는 박태기 꽃의 화려한 모습을 휴대폰에 담는 시민들도 있었다.

▲ 울주군 범서 천상 박태기나무 군락.

울산고속도로 개설 당시 완충녹지를 조성하면서 울타리처럼 심어진 나무들이 자람 경쟁을 하면서 지금처럼 군락을 이룬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도 보기 드물게 높이 자란 박태기나무 군락이라면서, 박태기나무를 가로수나 정원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만한 사례라고 말했다.

콩과식물인 박태기나무는 밥알모양 꽃이 핀다하여 ‘박태기’, 일부 지방에서는 ‘밥티기나무’라고도 한다. 북한에서는 꽃 봉우리가 구슬 같다하여 ‘구슬꽃나무’라 부른다. 그리스어로는 꼬투리모양이 칼처럼 생겼다하여 ‘칼집나무’라 한다. 또 예수를 배신한 유다가 목을 매어 죽은 나무라 하여 ‘유다나무’라는 이름도 있다. 오래 전 중국으로부터 들어왔으며 줄기나 뿌리껍질, 목재는 한약재로 쓰인다. 그런데 꽃잎에는 아린 맛이 나는 독성이 있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나무의 잔뿌리가 많이 나오지 않아 옮겨 심을 때 주의해야한다. 낙엽 진 뒤에 전정을 하게 되면 이듬해에 더 풍성한 꽃을 볼 수 있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