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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영의 미술산책(80)]‘슬세권’ 문화공간(아트그라운드 hQ의 To,to :특별한 선물)

2023-05-17     경상일보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예술문화를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코로나19는 문화가 생활권역 안으로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시기를 더욱 빠르게 당겼던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슬세권’ 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슬리퍼를 끌고 갈 수 있는 권역’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해결하고 있다. 중심가로 향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느끼면서 동네에 작은 가게들이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

예술작품도 갤러리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곳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출퇴근하면서 혹은 등하교 하면서 쉽게 들락거릴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훨씬 많은 관객이 정보 없이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다양한 것들을 한꺼번에 보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지만, 주민들이 전시장 문턱을 이전보다 더 쉽게 넘을 수 있다. 미술관계자 외의 많은 관객의 방문은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이전의 hQ가 실험적 작품 위주로 지원했다면, 현재는 작품의 실험적 성격보다는 공간 활용과 관객과의 관계, 예술작품을 대하는 관객의 의식 변화 등을 실험하고 있다.

▲ 조성원의 ‘고래의 춤’과 ‘Cloud factory box’(왼쪽).

현재 진행 중인 전시 ‘To,to(티오투) :특별한 선물’은 가정의 달을 맞아 감사하는 분들에게 전할 수 있는 선물이 주제다. 집들이나 특별한 날에 작품이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오는 관객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소작품이 30여점 가까이 전시되어 있다. 실제 관람객들에게 작품은 누구나 쉽게 구입하여 선물하고 소장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 대부분의 관객들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대답한다. 동네라 그런지 전시장에도 단골들이 생겨나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하교 후 학원가기 전 시간의 틈을 타 작품을 관람하기도 하고, 저녁 식사 후 대공원 산책 전에 관람하는 직장인들도 많다. 아트그라운드hQ (공원입구로 9번길 24-3)의 ‘To,to :특별한 선물’은 오는 6월3일까지 월·공휴일을 제외하고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