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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의 철학산책(50)]나의 금쪽이와 우리의 금쪽이

2023-08-07     경상일보
김남호 철학박사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교사의 지위와 학부모의 갑질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오은영 박사를 향한 과도한 비난을 목격하고 있다. 옹호자는 오은영 박사의 금쪽이 솔루션은 각 가정의 자녀를 향한 하나의 교육적 대안일 뿐, 공교육에 적용할 내용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자는 오 박사의 방송과 저서가 일반적인 교육 방법이 아니며, 오히려 자녀를 향한 부모의 과도한 집착을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교육의 문제는 워낙 복합적이라서 하나의 원인만을 찾기가 힘들다. 그런 점에서 오은영 박사를 향한 과도한 비난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분명 오랫동안 한국 교육에 물들어있던 강압식 교육의 폐해를 극복할 지혜가 있음을 부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공교육에서 저마다 개성이 다르고, 발달 과정이 다른 아이들의 눈높이에 일일이 맞춰주는 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분명 무리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공교육의 규칙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화 과정을 학습하므로, 그런 사실을 불편하게만 볼 필요가 없다. 

독일에서 10년 정도 살면서, 목격한 것 중 하나가 산부인과에 놓여 있던 소책자 문구이다. 거기에는 “한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은 한 사회에 젖을 먹이는 일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한 아이를 단지 그 부모의 아이로만 보지 않고, 사회 전체가 돌봐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그 구절이 참 인상 깊었다.
내 아이는 결국 이 사회의 한 구성원이다. 내가 돌봐야 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가 돌봐야 할 대상이다. 내 아이지만, 우리 사회의 아이이다. 우리는 과연 내 자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과도한 경쟁과 줄세우기식 교육은 내 아이만을 금쪽이로 보게 만든다. 정답을 찾기만 하면 되는 객관식 시험은 주장에 근거를 묻지 않게 만든다. 

주장에 근거를 묻지 않게 하는 교육은 건전한 시민 정신을 만드는 데에 무력할 수 밖에 없다. 갑질과 악플이 난무하는 사회가 역설적으로 교육열이 매우 높은 사회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교육을 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운동을 배우든 악기를 배우든, 늘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건 한 사회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남호 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