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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영의 미술산책(83)]예술작품이 된 책 ‘별난책 이야기’展

2023-08-16     경상일보
▲ 황용진 ‘My Landscape 10103’.

도서관은 더 이상 책을 읽고 빌리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재미있는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지역예술가들 그림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책 원본그림을 어떻게 디스플레이 할까 고민하다가 울산도서관을 방문해 ‘북유럽 일러스트레이션전’을 관람한 적이 있다.

울산도서관이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진행하는 ‘별난책 이야기’ 기획전. 이 전시는 현대미술가 4인의 예술작품이 전시된다. 이미 2018년에 ‘책의 해’를 맞아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같은 전시가 진행된 바 있다. 책을 소재로 창작된 8명의 예술가들의 예술작품으로 진행됐다. 이번 울산 전시회에는 그 중 황선태, 이지민, 최지수, 황용진 4명의 유명 예술가의 작품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황선태 작가는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직관적으로 사물의 존재감을 감각할 때 최소한의 조형요소를 통해 물체와 공간을 인식할 수 있기를 의도한다. 선과 녹색, 유리가 작업의 소재이다. 황용진 작가는 섬세하게 묘사된 자연 풍경 위에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사물인 책 자동차 패스트푸드 등을 과감하게 대비시켜 초현실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이지민 작가는 조선시대 그림을 프린트 콜라주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최지수 작가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여러 권의 책을 발간했다.

전시와 함께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을 살펴보자면, 예술가의 작품의 표현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되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투명필름에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그리고 칠을 하는 체험이나, 전시실 내의 포토존 인증샷 이벤트는 울산에서도 진행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어린이들이 예술작품과 소통하고 책과 관련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미술관 외에도 어린이나 청소년이 많이 방문하는 도서관은 물론이고, 문화원이나 공공기관의 작은 공간들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잘 활용된다면 그야말로 문화도시가 가까워지지 않을까.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울산도서관(남구 꽃대나리로 140)은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 휴관한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