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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통시장, 화재 없는 안전한 겨울나기

2023-11-09     경상일보
▲ 권왕상 울산 중부소방서장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로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과 스무 번째 절기로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포함된 11월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겨울이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계절이다.

겨울철엔 특히 날씨가 건조하고 난방 기구의 사용이 잦아져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범국민적 화재예방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매년 11월 한 달 동안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전통시장의 화재예방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대형화재 사례를 보면 △2019년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재산피해 13억) △2021년 경북 영덕시장 화재(재산피해 42억, 인명피해 1명) △2023년 인천 현대시장 화재(재산피해 12억, 점포 55개 소실) 등이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2년) 전통시장 화재 발생 건수는 총 285건(연평균 57건)으로 매년 소폭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인명피해는 총 28명으로 지난 2020~21년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소했다가, 2022년에는 코로나19 완화로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인명피해도 다시 증가했다.

또한, 5년간 총 823억7000여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심야시간대에 발생한 화재가 그 외 시간대에서 발생한 화재보다 재산피해액이 약 23.2배나 크게 나타났다.

발화요인으로는 과부하·과전류, 전선 손상 및 접촉 불량 합선 등 전기적 요인이 44.6%로 가장 높았으며, 음식물 조리나 가연물 근접 방치 등 부주의 34.4%, 원인미상 7.7%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전통시장은 방화구획 되지 않은 상태의 소규모 점포가 미로형 골목에 밀집돼 있는 경우가 많고, 상품 등을 대량으로 적재·보관하고 있어 화재 위험성이 크다. 여기에 아케이드 지붕이 설치된 시장의 경우 급격한 화재 확산으로 대형화재 및 인명피해가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 관계인의 생업 우선으로 인해 소방·전기·가스등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문제점도 있기에 관계자 및 상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화재예방법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첫째, 시장 곳곳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위치를 확인하고, 평상시 사용법을 익혀둬야 한다. 소화기 사용법은 안전핀을 뽑은 뒤 노즐을 불쪽으로 향해 잡고, 손잡이를 움켜잡아 분말을 골고루 방사하면 된다.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진압이 매우 중요한데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와 맞먹을 정도의 위력을 발휘한다. 나아가 1점포 1소화기를 구비한다면 더욱 큰 준비가 될 것이다.

둘째, 전기적 요인이 가장 큰 화재 발생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선과 콘센트는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금지하고, 정격전류를 초과하는 전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오래된 배선은 교체하거나 무거운 물건에 짓눌리지 않도록 정리하고, 누전차단기를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셋째, 점포 상인들의 정기적인 소방안전교육을 통해 화재 초기 대응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상인회를 중심으로 화재 발생 신고요령부터 진화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자율 소방대 조직을 통해 비상연락망을 상시 유지해야 한다. 신고요령은 침착하게 정확한 주소와 대상명 그리고 화재의 내용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소방차가 시장 내로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소방통로를 확보해야 한다. 소방차 진입이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 화재진압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시장 주변에는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전통시장의 고령화 영향으로 ‘우리 시장, 내 점포는 스스로 책임 운영한다’는 관계자의 안전의식 제고가 절실한 시점이다. 관계자뿐만 아니라 이용객 모두가 화재예방에 대해 노력한다면 시민들이 찾아오고 싶어 하는 안전한 전통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내 주변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당부드린다.

권왕상 울산 중부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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