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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영의 미술산책(87·끝)]일곱만디와 12경, 예술로 걷기

2023-12-20     경상일보
▲ 북구12경 ‘신명몽돌해변’ 원작과 스탬프. 2기 입주작가 박승희

2023년도 어느덧 열흘 남짓하게 남은 가운데, 모든 전시 일정도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다. 미술산책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전시는 지역의 관광과 관련된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 전시다. 울산시 북구는 북구에 위치한 ‘일곱 개의 나지막한 산과 12개소’의 가볼만한 곳으로 ‘일곱만디와 12경’을 북구의 관광명소로 지정했다.

지자체마다 관광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실행하고 있다. 울주군은 울주지역에 있는 9개의 산봉우리를 완등하면 기념 은메달을 증정했고, 완등 기념품을 가지고 싶어서 실제로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울주의 산을 찾았다. 북구는 각각의 장소들을 방문하고 현장에 비치되어있는 스탬프 혹은 모바일앱을 통해 스탬프를 찍으면 관광기념 굿즈를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MZ세대들은 실물이 아니라도 목적을 달성하는 것의 성과물로 모바일상의 메달이나 이미지를 수집하는 것을 즐긴다. 그것으로 충분히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지들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미지 자체가 갖고 싶은 것이 되면 목적을 달성하고 싶은 욕구가 더 커질 수 있다. 스탬프가 이미지가 아니고 그냥 글자라면 수집의 욕구가 더 커지기는 힘들다. 물론 훌륭한 관광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면 효과적일 수 있다.

북구가 2014년부터 꾸준히 지원해 온 국내 예술가 수는 이제 100명이 넘었다. 그 중 10명의 예술가들이 북구의 명소들을 이미지화하는 작업에 동참했다. 관광명소는 보통 상징적인 조형물이나 건축물 또는 자연물이 있어 디자인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예술가가 보고 그려내는 이미지는 업체가 일괄적으로 하는 디자인물과는 차원이 다른 특성이 있다. 예술가의 작업에서 보여주는 표현방식과 기법이 다양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예술작품이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일곱만디와 12경의 스탬프 작품들을 도장화 했을 때 같은 표현방식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원본 작품의 재료와 표현기법은 완전히 다르다. 유화도 있고 연필화도 있고 흙을 부조로 떠낸 것도 있다.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소금나루 작은미술관에서 진행될 ‘일곱만디 12경, 예술로 걷기’ 전시는 지역의 인적자원과 관광자원 두 가지 콘텐츠를 특성화한 좋은 예를 보여주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19개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지도위에 스탬프를 다 찍을 수 있고, 작가들이 만든 스탬프 스티커도 받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놓치지 말자. 운영시간 등 자세한 내용은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홈페이지에서 관람할 수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